전신수영복 규제, 박태환에 유리한 환경되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7월 24일 20시 48분


코멘트
박태환의 세계선수권 제패가 값진 우승으로 평가받는 또 하나의 이유가 있다. 이번 대회는 전신수영복 규제 후 열리는 첫 번째 세계선수권이기 때문이다.

전신 수영복은 수영계에서 뜨거운 감자였다. 폴리우레탄 재질의 첨단 전신 수영복이 부력을 향상시키고 물의 저항을 줄여 신기록을 양산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베이징 올림픽이 열린 2008년 세계신기록은 108개가 나왔다.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에서도 43개가 쏟아졌다. 현 남자 400m 세계신기록은 이날 3위에 오른 파울 비더만이 전신 수영복을 입고 2009년 로마 대회에서 세운 3분40초07이다.

인간 본연의 신체 기능을 겨루는 스포츠의 정신과 맞지 않는다는 논란 속에서도 선수들은 앞 다퉈 기술 경쟁을 벌여왔다. 하지만 세계수영연맹(FINA)이 지난해부터 첨단 전신 수영복 착용을 규제하면서 상황은 역전됐다. FINA는 수영복 소재를 제한하고 배꼽부터 무릎 위까지만 덮도록 규제했다. 전신 수영복 기술 규제의 영향으로 이후 약 1년 6개월 동안 올림픽 규격인 롱 코스에서 세계신기록은 한 차례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전문가들뿐 아니라 선수들조차도 기록 흉년을 예상했다.

박태환은 전신 수영복의 도움을 받지 않는 몇 안 되는 선수다. 기록 향상을 위해 전신 수영복을 입어야 한다는 여론에도 착용감이 불편하다는 이유로 반신 수영복을 입었다. 결선 진출 좌절이라는 뼈아픈 실패를 맛봤던 2009년 로마 세계선수권 때도 반신 수영복을 고집했다.

같은 조건에서 당당히 경쟁해 세계 최고임을 다시 입증한 박태환이 올림픽 2연패를 향한 유리한 환경을 맞이했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유근형기자 noel@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