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구벌을 달구자… 대구세계육상 D-45]기억하시나요, 평창 같았던 4년전 대구의 환희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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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7월 1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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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함성으로 경기장을 한가득 채워주세요

2007년 3월 27일 케냐 몸바사 화이트샌즈호텔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에서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발표되자 유치 관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동아일보DB
2007년 3월 27일 케냐 몸바사 화이트샌즈호텔에서 열린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집행이사회에서 대구가 2011년 세계육상선수권대회 개최지로 발표되자 유치 관계자들이 환호하고 있다. 동아일보DB
세계 3대 스포츠 행사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다음 달 대구에서 열리지만 국민 상당수가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동아일보가 12일 서울 광화문 신촌 강남역 등에서 서울시민 남녀 216명(20∼70대)을 대상으로 이 대회가 열리는 사실을 아는지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36.5%(79명)가 ‘모른다’고 답변했다. 어디서 열리는지 모른다고 답한 비율도 46.3%(100명)나 됐다. 언제 열리는지 안다고 답한 비율은 17.1%(37명)에 불과했다.

이대로 가다가는 2007년 3월 케냐 ‘몸바사의 기적’이라며 환호하던 제13회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8월 27일∼9월 4일)는 올림픽 및 월드컵축구와 함께 지구촌 빅3 스포츠대회라는 권위는 무너진 채 초라한 동네 행사로 전락할지 모른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올해 4월 대구를 방문해 대회 준비를 살폈던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라민 디아크 회장은 “한국의 국제적 위상에 걸맞은 최고의 대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대회 열기는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올해 5월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관중석이 텅 비어 있다. 8월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대회가 국민의 무관심 속에 자칫 초라한 동네 행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DB
올해 5월 12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2011 대구국제육상경기대회에 관중석이 텅 비어 있다. 8월 27일 개막하는 대구세계육상대회가 국민의 무관심 속에 자칫 초라한 동네 행사로 전락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동아일보DB
대회를 46일 앞둔 12일 현재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입장권 판매 비율은 74%가량이다. 2009년 독일 베를린대회의 최종 입장권 판매 비율이 70%(56만4520석 가운데 39만7000석 판매)인 데 비하면 겉으로는 상당히 양호한 것으로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대부분 개인 판매였던 베를린 대회와는 달리 대구대회 입장권은 대부분 단체표인 데다 오전 경기용 입장권은 거의 초중고교생의 현장 체험학습용 할인표가 차지하고 있다. 학생 표와 일부 개인 표를 제외하면 기업체 등에서 단체로 구입한 것이어서 사표(死票·경기장에 오지 않는 사람이 가진 표)가 다량으로 발생할 수 있는 상황이다.

우사인 볼트 등 세계적 스타가 질주할 남자 100m 결승이 열리는 8월 28일 오후 경기도 이날 현재 전체 좌석 3만1000여 석 가운데 73%가량 판매돼 8300여 석이 비어 있는 실정이다. 여자 100m와 남자 400m 등 11개 종목 결승전이 열리는 날도 입장권 판매가 40% 선에 머물고 있다. 이러다간 지구촌의 대표적인 스포츠대회가 열리는 9일 동안 80억 명이 TV로 지켜볼 세계육상대회가 썰렁한 관중석만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국내 육상경기 역량이 떨어지는 점도 대회 무관심을 높이는 데 한몫하고 있다. 육상 스타가 거의 없어 이대로라면 메달 하나 건지지 못하고 경기장만 빌려주는 모양새가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 적지 않다.

대구시는 최우선 과제로 전 경기 만석(滿席) 경기장을 목표로 안간힘을 쏟고 있지만 국민의 관심이 낮아 발을 동동 구르고 있다. 대구시가 2014년 아시아경기가 열리는 인천시와 세계육상대회 협력을 위한 지원협약을 최근 체결한 것을 비롯해 서울시와 경기도, 부산시와 협력하기로 한 것도 이런 위기의식에서다. 김범일 대구시장은 “참가국과 시설 면에서 역대 최대 규모인 대구세계육상대회를 성공시키는 것은 지구촌에 ‘한국은 명실상부한 스포츠 강국’이라는 이미지를 선명하게 심어줄 것”이라며 “대구대회를 디딤돌로 평창 겨울올림픽까지 성공할 수 있도록 정부와 국민의 관심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대구=이권효 기자 boria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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