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자식일수록 매 들어야지” 임찬규, 첫승 하고도 혼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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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5월 9일 07시 00분


임찬규. 스포츠동아DB.
임찬규. 스포츠동아DB.
LG 신인투수 임찬규(19·사진)는 6일 대구 삼성전에 2번째 투수로 등판해 4이닝을 1안타 1실점(비자책)으로 막고 데뷔 후 첫 승을 기록했다. 중간계투로 14경기 등판 만에 평생 잊지 못할 1승을 거뒀다.

그러나 기쁨도 잠시. 7일 권명철 투수코치는 선배들의 심부름을 하느라 정신없이 덕아웃 앞을 왔다갔다 하는 임찬규에게 “승리투수 됐으면 다냐?”며 “정신 똑바로 차려라. 제대로 안 하면 아버지한테 전화한다”며 일침을 가했다. 8일에도 혼이 났다. 경기를 앞두고 덕아웃 옆 쓰레기통에 대고 스파이크에 묻은 흙을 털어내고 있었는데, 최계훈 투수코치가 이를 본 것. 최 코치는 “이놈아, 햇볕에 말려서 털어야지, 진흙이 제대로 털어지냐”고 말한 뒤 “어제는 뭐했냐? 분명 경기도 쉬게 했잖아. 1승 하려고 프로에 들어왔냐?”며 나무랐다.

마운드에서는 고졸신인답지 않게 당차게 던지는 임찬규지만 하늘같은 투수코치들의 준엄한 꾸짖음 앞에서는 거의 부동자세. 최 코치는 임찬규가 없는 곳에서 “장차 선발투수로 키울 재목이다. 그동안 강하게 키우기 위해 일부러 상대 4번타자 타석 때 마운드에 올렸다”고 말할 정도로 애정을 보이고 있다. 예쁜 자식일수록 매를 들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최 코치다.

대구 | 이재국 기자(트위터 @keystonelee) keysto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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