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리그 흥행 주역] 3년 만에12억→90억 마케팅 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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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21일 07시 00분


한국배구연맹 박상설 사무총장

재정 자립도 껑충
남녀 신생팀 창단
숙원사업 해결

올스타전 양준혁 홍명보 등 총 출동
쌓아둔 情의 힘, 술의 힘 덕분!
이젠 유소년 투자…다시 시작이죠

한국배구연맹(KOVO) 박상설 사무총장은 프로배구 재정자립도 확충, 남녀 신생팀 창단, 관중 증대 등 부임 3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한국배구연맹(KOVO) 박상설 사무총장은 프로배구 재정자립도 확충, 남녀 신생팀 창단, 관중 증대 등 부임 3년 만에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냈다. 임진환 기자 (트위터 @binyfafa) photolim@donga.com
한국배구연맹(KOVO) 박상설(58) 사무총장은 지인들의 전화번호를 저장하지 않는다. 원래 기억력이 좋은 편이지만 미팅의 연속인 바쁜 생활 속에 긴장감을 갖고 자극을 받기 위해 일부러 외우려 한다.

박 총장은 2008년 6월18일 부임했고, 그해 7월 스포츠동아와 인터뷰를 통해 프로배구 최우선 과제로 마케팅 강화를 꼽았다. 스폰서 비용으로 최소 15억원을 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임 3년이 지난 박 총장을 19일 여의도 63시티 V리그 시상식장에서 만났다.

- 3년 만에 다시 뵙는다. 소회가 남다를 것 같은데.

“벌써 3년이 지났나? 나름대로 좋아하고 관심을 갖고 있는 분야이기 때문에 더 흥미를 갖고 일할 수 있었다.”

프로배구는 박 총장 부임 이후 재정자립도 면에서 놀라운 성과를 이뤘다. 연간 10억원 수준이던 정규리그 타이틀스폰서 금액이 2010∼2011시즌 31억원으로 3배 이상 올랐다.

지자체 유치금만으로 치르던 컵 대회도 연간 8억원 수준의 타이틀스폰서가 붙었다. 방송 중계권 금액도 인상됐고, 2010∼2011시즌에는 역대 최다관중을 기록했다.

- 재정자립도가 크게 강화됐는데.

“부임하면서 가장 신경을 많이 쓴 부분이고 프로배구 발전을 위해 꼭 해야 할 일이었다. 연맹 기금이 12억원에서 90억원으로 크게 높아졌다. 그 외에도 숙원 사업이었던 남녀 신생팀 창단과 서울 연고팀을 정착했고, 팀 전력 평준화를 통해 관중 증대를 이뤘다.

각 구단 이해관계가 얽혀 난제로 남아있던 남자 자유계약(FA) 제도도 시행했다. 물론 이 과정에서 진통도 있었고 경기운영 등 몇 가지 부분에서 매끄럽지 못한 부분이 있었지만 큰 무리 없이 진행돼 다행으로 생각한다.”

- 가장 인상적인 행사 중 하나가 2010∼2011시즌 올스타전이었다. 코트가 아닌 복합문화공간에서 배구를 한다는 발상이 신선했다.

“올스타전은 팬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접근해야 한다. 고정관념에 빠져 있는 임직원들에게 편견을 모두 버리라고 했다. 처음에는 주위의 우려와 반대가 심했지만 가능하다고 믿고 일사불란하게 밀고 나갔다.”

2월 6일 코엑스 C홀 특설코트에서 열린 올스타전에는 올림픽축구대표팀 홍명보 감독과 김태영 코치, 프로야구 선동열 전 삼성 감독과 양준혁, 프로농구 문경은 SK 감독대행 등 프로 종목 최고 스타들이 참가해 큰 호응을 얻었다.

KOVO 관계자는 “처음에 사무총장께서 주신 초청 리스트를 보고 ‘이 사람들을 한 번에 모으는 건 불가능하다’고 생각했지만 전화를 돌려보니 모두 우호적이어서 깜짝 놀랐다”는 일화를 전했다.

- 어떻게 당대 최고의 스타들을 한꺼번에 초청할 수 있었나.


“과거 대우 그룹 시절부터 여러 선수들과 인간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이 관계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다. 이제 와서 털어놓자면 술의 힘도 좀 빌렸다, 두주불사 스타일의 스타와는 2∼3번에 걸쳐 거하게 술 한 잔 마시며 도와 달라 요청했다. 언론에 노출되는 것을 꺼리던 이들도 결국 흔쾌히 동의했다. 그들에게 고맙다. 세상사 다 그런 것 아니겠나. 허허.”

- 다음 올스타전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서 부담이 될 것 같다.

“사실 벌써부터 어떤 새로운 방식을 도입할까 구상 중이다. 좀 더 많은 선수들이 참가해 즐길 수 있는 방안을 고민 중이다.”

- 프로배구가 더 도약 하기위해서는 어떤 점이 보완돼야 하나.

“배구 저변 확대를 위한 유소년 시스템에 대한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 키 크고 재능 있는 어린 선수들을 배구 쪽으로 데려오는 건 중요한 문제다. 현재 선수 선발제도, 2군 문제 등도 개선이 필요할 것 같다.”

- 집행부 3기가 출범을 앞두고 있는데.

“저와 총재는 남녀 12개 구단 각자의 지분으로 운영되는 것과 같다. 그들에게 위임을 받아 공평하고 명확하게 집행하는 게 우리 역할이다. 새 집행부 문제 역시 구단들의 의견을 존중해야 한다.”

윤태석 기자(트위터@Bergkamp08)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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