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중근이 ‘류현진표 슬라이더’를 배우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고교 시절까지는 그도 슬라이더가 주무기였지만 미국 진출 후 너클커브를 던지면서 슬라이더 던지는 감각을 잃어버렸다는 것.
너클커브는 검지를 구부려 공을 찍은 뒤 던지는 구종으로 커브보다 더 예리하게 꺾이며 떨어진다. 아무나 쉽게 익힐 수 있는 구종은 아니다.
그는 “오히려 좌타자에게 상대적으로 어려움을 느낀다”고 토로했다. 실제로 우타자 피안타율은 0.230이지만 좌타자 피안타율은 0.258. 우타자는 국내 최정상급으로 평가받는 체인지업과 너클커브로 요리하지만 좌타자에게는 류현진처럼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어야 효과적으로 상대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다.
봉중근은 무너진 LG 마운드에서 유일하게 선발 로테이션을 지키며 고군분투하고 있다. 지난해 팔꿈치 통증이 발생해 늘 보강운동을 한 뒤 마운드에 올라야한다.
7월 27일 시즌 9승을 거둔 뒤 5경기 만인 21일 잠실 넥센전에서 7이닝 2실점의 호투로 마침내 3년연속 두자릿수 승리를 달성했다.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봉의사’로 불리며 영웅이 된 봉중근. LG 에이스지만 한 단계 더 진화하기 위해 낮은 자세로 후배 류현진에게 배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