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체육 7330] “요통·치매예방…당구는 실버스포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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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8월 10일 07시 00분


임영렬 전국당구연합회장에게 듣는다

2009년 대한민국 당구명인으로 추대된 임영렬 전국당구연합회 회장(오른쪽)이 당구 관계자들과 함께 ‘명인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제공|전국당구연합회
2009년 대한민국 당구명인으로 추대된 임영렬 전국당구연합회 회장(오른쪽)이 당구 관계자들과 함께 ‘명인기’를 흔들고 있다.사진제공|전국당구연합회
오락 이미지 탈피 노력 결실…98년 亞게임 채택

대중화 앞장…1200만 즐기는 국민 스포츠 우뚝

60분 하면 2㎞걷는 효과…젊음유지의 비결이죠
임영렬(73) 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 회장은 우리나라 당구의 살아 있는 역사다. 65년 제1회 전국당구대회 우승자인 임 회장은 사단법인 대한당구협회 18대 회장(88), 대한스포츠당구협회 초대회장(97)을 거쳐 2000년 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를 만든 인물로 평생을 당구 발전을 위해 헌신했다. 2009년에는 한국당구 100주년을 기념해 대한민국 당구 명인으로 추대됐다. 제1호 명인이자 유일한 당구 명인이다. 최근 서울 송파구에 위치한 국민생활체육전국당구연합회에서 임 회장을 만났다.

○당구는 오락이 아닌 스포츠!


임 회장은 우리나라 당구 문화에 많은 변화를 가져온 인물이다. 먼저 유기장이던 당구장을 스포츠 공간으로 바꾼 걸 꼽을 수 있다. 1988년 대한당구협회 회장으로 취임한 그는 당구의 스포츠화부터 추진했다. 그 결과 1년 후인 1989 년 대한당구협회가 보건사회부에서 체육부 소관으로 바뀌었다. 오락거리로 여겨지던 당구를 스포츠로 인식하는 계기를 만들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당구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데도 그의 노력이 결정적이었다. 당구는 전 세계적으로 즐기는 스포츠임에도 스리 쿠션, 포켓볼, 스누커 등 기구가 통합되지 않고 갈라져 아시안 게임과 올림픽 종목으로 채택되지 못했다.

“95년쯤 일 거에요. 당구를 활발하게 즐기는 10여 개국에 공문을 보내 통합 기구를 만들자고 했어요. 당시 김운용 국기원 총재도 찾아가는 등 다방면으로 노력해 스위스에서 통합 총회를 열게 됐죠. 그래서 방콕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이 10개나 걸린 정식 종목이 됐어요.”

당구를 대중 다수가 즐길 수 있는 생활체육으로 확장하는 데도 그의 의지가 빛을 발했다. 1999년부터 1년간 낡은 SUV 차량 한 대로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일일이 사람들을 만나 공감대를 이끌어 냈고, 결국 2000년 생활체육으로서의 당구를 부각하게 했다.

○노인도 할 수 있는 게 생활체육!

임 회장은 생활체육으로서 당구의 매력을 한마디로 정리한다. “우리 같은 사람이 당구장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이 바로 생활체육이죠.” 나이가 아무리 많아도 즐길 수 있는 게 당구라는 말이다.

“당구대를 한 바퀴 도는 거리는 9m인데 1시간 치면 2km를 걸어 다니게 돼요. 허리에도 좋고, 치매 예방도 되죠. 이 정도면 노인에게도 정말 좋은 운동 아닌가요?”

전국당구연합회는 국내의 당구 치는 사람을 1200만 명 정도로 추산한다. 그래서 국민 스포츠라고 주장한다. 누구나 할 수 있고, 가족이 즐길 수 있고, 말이 안 통해도 할 수 있는 운동, 이게 바로 당구라는 게 임 회장의 설명이다.

당구의 확산은 사회의 변화도 만들었다. 당구만 잘 쳐도 대학교에 갈 수 있게 된 것. “내년부터 서울여대는 당구 특기생을 뽑아요. 고등학교에도 당구부가 생기고 있어 여러모로 보람을 느낍니다.”

임 회장은 요즘 실버 클럽을 구상 중이다. 전국의 복지 회관에서 당구를 즐기는 할아버지, 할머니를 보면서 노인을 위한 생활 스포츠로 더욱 굳건하게 자리매김할 생각이다. 이 같은 꿈이 있기에 70대의 나이에도 젊음을 유지하는 임 회장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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