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 선수, 승리보다 유니폼 교환이 더 중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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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8일 16시 2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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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16강에서 우루과이 수아레즈가 쐐기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월드컵 16강에서 우루과이 수아레즈가 쐐기골을 뽑아낸 뒤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눈 밝은 국내 누리꾼들 덕분에 우루과이의 루이스 수아레스(아약스)가 인터넷에서 화제가 됐다.

사연은 이렇다. 한국과 우루과이의 16강전이 끝난 뒤 수아레스와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이 유니폼 상의를 교환하는 장면이 TV 화면에 짧게 잡혔다. 누리꾼들은 수아레스가 후반 교체돼 벤치에 앉아 있었고 둘의 유니폼 교환이 종료 휘슬이 울린 지 24초 만에 이뤄진 점에 주목했다. 그래서 수아레스가 동료들과 승리의 기쁨을 나누는 것도 마다하고 박지성의 유니폼을 얻기 위해 달려갔다고 유추한 것. 수아레스가 맨체스터에 입단하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미래의 선배에게 잘 보이려고 그랬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경기가 끝난 뒤 상대 선수와 유니폼을 교환하는 것은 축구만의 독특한 문화. 국가 간 경기에서 선수가 자신이 좋아하는 상대 팀 선수의 유니폼을 얻기 위해 경기 종료 직전 그 선수 곁에 자리를 잡는 경우도 많다.

북한 정대세는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브라질, 포르투갈, 코트디부아르와 맞붙기 훨씬 전부터 이들 팀의 스타인 카카(브라질),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 디디에 드로그바(코트디부아르)와 유니폼을 교환하고 싶다고 밝히기도 했다.

스타들은 유니폼 교환 제의를 워낙 많이 받기 때문에 미리 여러 벌 준비하기도 한다. 펠레는 70년대 말 미국 뉴욕 코스모스에서 뛰던 시절 25~30벌의 유니폼을 갖고 다녔다.

국제축구연맹에 따르면 유니폼 교환 전통은 1931년 프랑스 콜롱브에서 열린 친선경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잉글랜드를 5-2로 이긴 프랑스 선수들이 이 역사적인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유니폼 교환을 제의했다는 것. 월드컵에선 1954년 스위스 대회부터 유니폼 교환이 조금씩 이뤄지기 시작했다. 1970년 멕시코 대회 조별리그에서 브라질이 잉글랜드를 1-0으로 이긴 뒤 양 팀의 세계적인 스타인 브라질의 펠레와 잉글랜드 바비 무어가 유니폼을 교환한 것이 이 문화를 크게 확산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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