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남아공-김진회기자의 월드컵동행기] ‘절반의 성공’으로 끝난 허정무의 ‘맞춤형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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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6월 27일 01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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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정무(54) 감독의 월드컵 본선을 위해 내놓은 ‘맞춤형 전략’이 절반의 성공을 거둔 채 막을 내렸다.

허 감독은 월드컵 본선에 출전하기에 앞서 조별예선에서 만날 유럽, 남미, 아프리카 팀들에게 딱 들어맞는 전략을 세워 축구강국들과 대등하게 맞서겠다고 공언한 바 있다.

조별예선 세 경기와 16강전을 치르면서 이 전략은 ‘절반의 성공’을 거뒀다.

그리스와의 1차전에서는 정확히 맞아 떨어졌지만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에서는 실패로 돌아갔다. 나이지리아와의 마지막 3차전에서는 화룡점정을 찍은 전략은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빛을 발하지 못했다.

나이지리아전만 빼놓고 나머지 세 경기에서 모두 허 감독은 4-2-3-1 전술을 펼쳤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실패로 끝난 이 포메이션은 같은 남미 팀인 우루과이에게도 통하지 않았다. 전방에 홀로 선 박주영(AS모나코)는 상대 수비에 고립되기 일쑤였고 헤딩경합에서 져 번번이 공격의 흐름이 끊겼다. 이른바 ‘뻥 축구’로 밖에 보이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은 포지션 이동을 통해 상대를 교란시켜 제대로 먹혀들지 않는 전술을 극복하려고 노력했지만 다소 역부족이었다.

허정무호는 후반 수비 시에는 4-3-2-1과 공격 시에는 3-4-3 포메이션을 바꿔가며 공격 숫자를 늘려 우루과이를 몰아붙였지만 마지막 마무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후반 14분 장신 공격수 이동국(전북)이 투입해 최전방에서 상대 수비수들과 홀로 외로운 싸움을 펼치던 박주영을 처진 스트라이커로 변신시켰지만 결정적인 슈팅은 골키퍼 정면으로 향했다.

그러나 아르헨티나전 때와 같은 허점이 드러났다. 너무 뒷문만 열어놓고 공세를 펼친 탓에 후반 38분 우루과이의 빠른 역습에 역전골을 허용했다.

아르헨티나와 우루과이전을 통해 월드컵에서 남미 팀을 상대하기 위한 특별한 전략이 필요함을 느끼는 순간이었다.

포트엘리자베스(남아공)=김진회 동아닷컴 기자 manu3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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