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페트병’ 입고 뛴다

밴쿠버 겨울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모태범이 3월 27일 문학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개막식에서 페트병을 재활용한 유니폼을 입고 시타를 하고 있다. 프로야구 SK선수들은 28일 롯데와의 문학 홈경기에서 재활용 유니폼을 처음 입고 출전한다. 사진 제공 SK 와이번스

프로야구 SK는 28일 롯데와의 문학 홈경기에서 흰색 대신 초록색 유니폼을 선보인다. 세계 최초로 페트병을 재활용한 친환경 기능성 의류다.

선수들이 입는 유니폼은 대부분 석유를 원료로 한 폴리에스터 원단을 사용한다. 100g의 원단을 만들기 위해서는 약 120g 정도의 석유가 필요하다. 그린 유니폼은 페트병이 원료다. 버려진 페트병을 수거해 쓰레기를 줄일 뿐 아니라 제조 과정에서 이산화탄소 발생량을 30% 정도 감소시킨다. 석유도 아낄 수 있으니 일석 삼조인 셈이다.

페트병으로 만든 섬유라면 품질이 떨어지지는 않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게 페트병 섬유를 개발한 휴비스의 얘기다. 페트병 재질은 폴리에스터를 만드는 원료와 같기 때문에 여기서 나온 제품 역시 기존의 고기능성 폴리에스터 원단처럼 땀을 빨리 흡수하고 빨리 말려준다. 가볍고 질긴데다 탄력성도 좋다.

50g짜리 페트병 4개면 200g 정도의 티셔츠 한 벌을 만들 수 있다. 야구 유니폼 상의 한 벌을 만드는 데는 6~7개의 페트병이 사용된다. 바지는 상의보다 두껍게 만들기 때문에 12개 안팎의 페트병이 필요하다. 김광현이 입는 그린 유니폼은 페트병 18개 정도로 만들어졌다고 보면 된다.

문제는 한 벌에 20만 원 정도하는 기존 유니폼에 비해 가격이 1.5~2배 비싸다는 것. 연구 개발비와 각종 테스트 비용이 포함됐기 때문이다. 그러나 향후 재생 폴리에스터를 사용한 유니폼이 확산되면 비용도 줄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월드컵에서 한국 대표팀이 입을 유니폼도 페트병을 재활용한 원단으로 만든다. SK는 올 시즌 8차례 그린 유니폼을 선보일 예정이다.

이승건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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