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 기자의 베이스블로그] 용병 스카우트 시스템이 좋아야 이긴다

  • 스포츠동아
  • 입력 2010년 5월 21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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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병 스카우트 시스템이 좋아야 이긴다

#어김없이 하나 둘 짐을 싸네요. 2010시즌 용병농사는 재앙에 가깝습니다. 제대로 돌아가는 팀은 SK뿐인 것 같죠. 용병 무용론마저 나옵니다. 보고 배울 게 없다는 거죠. 그러나 오랫동안 용병 영입에 관여한 S는 반박합니다. “용병 제도가 왜 도입됐는지부터 따지자. 첫째가 세계야구 흐름에 한국야구가 동참하는 증거이고, 둘째가 전력평준화다.” 그러나 30만 달러 상한선 탓에 용병다운 용병이 못 들어온다는 거죠. 이제 한국야구 수준은 메이저리그출신이 아니라 메이저리그급이 들어와야 통한다는 얘기도 나옵니다. 그러니 상한선을 현실화하자는 겁니다. 어차피 안 지킨다고요? 그게 꼭 그렇지 않습니다. 상한폭이 30만 달러면 거기부터 협상이 시작되니까 아무래도 급이 떨어지는 선수나 한국에 옵니다. 그러나 메이저리그 최소연봉보다 높은 수준으로 잡아놓으면 거기서부터 협상이 시작되기에 진정한 메이저리그급이 한국에 올 마음이 생기게 만든다는 것이죠.

#용병들이 해가 갈수록 죽을 쑤는 게 한국야구의 실력향상, 30만 달러 제한선이 원인이라면 힘과 기량이 압도적 우위인 선수가 오지 않느니만큼 결국 아시아야구에 잘 적응하는 선수가 생존하는 결과를 초래합니다. ‘한국형 용병’이라고 아름답게 수식해주지만 용병을 데려온 원래 취지와 어긋나죠. 보고배우는 쪽이 주객전도된 셈이니까요.

#저비용 고효율, 누구나 ‘머니볼’을 읽으면 빌리 빈 단장을 동경할지 모릅니다. 그러나 정말 머니볼에서 경청할 대목은 빌 제임스의 말일지 모릅니다. ‘아마추어는 마루바닥이나 닦으라.’ 저비용 고효율의 이면엔 필연적으로 고위험이 도사리고 있지요. ‘싼 게 비지떡’이라는 말이 괜히 나왔겠습니까? 리스크 관리는 아무나 하는 게 아니기에 단언컨대 결국엔 고비용 고효율이 이깁니다. 확률적으로 그렇죠. 투자하고 현장에 보내고 교육시키고 잘 뽑으면 포상하고, 못 뽑으면 감싸주고. 그렇게 용병 스카우트를 우대, 육성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팀이 이깁니다. 잭 웰치의 조언대로 칭찬은 입으로 하는 게 아니라 지갑으로 하는 겁니다. 재활용으로 용병을 조달하는 어느 구단이 해마다 우승 문턱에서 거듭 주저앉는 것이 불운 탓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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