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기획 |허정무호 16강을 위한 제언] ‘오대빵’ 교훈을 기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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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0년 1월 6일 07시 00분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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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 싣는 순서

[1] 축구협회의 무한지원과 선수들의 목표 의식

[2] 본선 무대에서 최상의 컨디션 유지

[3] 강한 상대와 평가전 및 정보의 중요성
2002년 평가전 대패 통해 약점 개선

축구협, 강팀 섭외 창구 다양화 필요

상대 전력분석 프로그램에도 투자를

한국은 2002한일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32차례 평가전을 치렀다.(컨페더레이션스컵 등의 친선대회 포함). 당시 히딩크 감독은 부임 초기 체코, 프랑스에 내리 0-5로 참패하면서 ‘오대빵 감독’이라는 비난에도 꿈쩍하지 않았다. 강팀과의 경기에서는 한국의 약점을 발견했고 옥석을 가려냈다.

월드컵 직전에는 잉글랜드, 프랑스와 대등한 경기를 펼쳐 선수들에게 한껏 자신감을 불어넣어줬다. 2010남아공월드컵이 열리는 올해 허정무호에게도 강한 상대와의 평가전은 더없이 중요하다.

○평가전 상대 섭외 과정 아쉬움

한국은 작년 6월 월드컵 본선 티켓을 따낸 후 지금까지 5차례 평가전을 치렀다. 파라과이와 호주, 세네갈 그리고 유럽에서는 덴마크와 세르비아를 상대했다.

1월 남아공-스페인으로 이어지는 해외 전훈에서는 잠비아와 핀란드, 라트비아 등과 5차례(A매치 3경기) 평가전을 갖고 3월 3일에는 유럽에서 아프리카 강호 코트디부아르와 맞붙는다. 월드컵 직전에는 오스트리아에서 본선에 출전하는 강호와 마지막으로 담금질을 할 예정이다.

그러나 그 동안의 매치업 상대나 평가전이 이뤄지기까지 과정을 살펴보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평가전 상대는 일단 허정무 감독이 기술교육국과 큰 틀에서 논의를 한 뒤 다음으로 그 가이드라인에 맞춰 국제부가 섭외 등 행정 부분을 담당하는데 여기서 엇박자가 날 때가 있다.

창구가 단일화된 것도 고질적인 병폐다. 축구협회는 20년 넘게 영국 스포츠에이전시 캄(KAM)과 교류하고 있다. 20여 년 전 협회 행정이 미숙하고 한국축구가 인정받지 못하던 시절에는 캄의 섭외력이 큰 도움이 됐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은 상황이 다르다.

협회가 직접 상대국 관계자와 평가전을 성사할 수 있는 여력이 있다. 대표팀 브랜드 가치도 높아져 다양한 채널이 열려 있다. 협회가 너무 캄과의 관계에만 얽매여 있다는 게 축구계 안팎의 지적이다.

○전력분석 과감한 투자 필요

월드컵에서 맞닥뜨릴 상대에 대한 전력분석도 빼놓을 수 없다.

허정무 감독은 “상대 선수 습관까지도 세세히 알아야 제대로 대비할 수 있다”고 말했다. 중요한 지적이다. 상대팀의 기본전술이나 개개인 기량 뿐 아니라 독특한 습성 등을 제대로 활용한다면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과감한 투자도 필요하다. 대표팀 코칭스태프는 분석 프로그램인 프로존 시스템 도입을 줄기차게 건의했지만 협회는 예산상의 이유로 난색을 표하다가 결국 국내 업체가 개발한 소프트웨어를 쓰기로 했다.

그러나 여러 가지 미숙한 부분이 발견돼 분석 데이터를 당장 활용하지는 못하고 있는 상황. 올해 월드컵 뿐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도 분석 프로그램에 대한 과감한 투자를 고려할 때다. <끝>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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