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용배의 열린스포츠] 살림 빠듯한 히어로즈…정공법이 정답!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2월 22일 07시 00분


히어로즈가 거대한 소용돌이를 일으키고 있다. 전후 사정은 이미 알려졌다. 시즌 중반부터 이러한 사태는 어느 정도 예견되어 있었다.

결론적으로 히어로즈는 지금 구단을 운영할 돈이 없다는 것이다.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막막하지만 역시 답은 정공법밖에 없다. 우선 LG와 두산은 히어로즈한테 직접 받은 가입금을 되돌려주고 히어로즈는 정식으로 36억원을 KBO에 납부해야 한다. LG와 두산이 히어로즈의 120억원 가입금 중에서 각 27억원씩을 서울입성비로 받고자하는 것은, 과거에 암묵적 합의가 있었다고 하더라도 정식으로 이사회가 합의한 적이 없음을 상기해야 한다. 즉 SK 보상금에 대해서는 합의된 바가 없기 때문에, 히어로즈의 36억원에 대해서는 이사회에서 논의가 필요하다. 일단은 히어로즈가 정식으로 KBO에 남은 가입금을 입금하는 것이 순서이다.

불행히도 히어로즈는 지금 살림이 너무 빠듯하다. 현재 상황에서 와해되지 않고 당장 버티기 위해서는 최소한 3명의 트레이드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1년 전 삼성과 장원삼 트레이드를 통해, 당시 받은 돈을 아직 되돌려주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사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이럴 경우 삼성에 한명을 내주어야 할 처지다. 또한 LG와 두산에 준 30억원을 실제로는 입금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결국 두산과 LG에도 선수를 내 줄 수밖에 없는 처지다. 3명의 트레이드 이후, 남은 잉여금으로 시즌 중 체불한 ‘빚잔치’도 해야 한다. 문제는 그 이후이다. 3명의 주축선수를 팔고난 뒤에도 자금압박을 받는다면. 그럴 경우 차라리 매각을 선언하는 것이 모두를 위한 길일 수도 있다.

누가 뭐래도 이장석 대표는 한국프로야구가 8개 구단으로 유지되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나름대로 팀을 살리기 위해 ‘투혼을 불살랐다’고 할 수 있다. 야구 사랑도 극진했다. 그러나 거기까지다. 1년 ‘목숨연장’을 위해 3명 이상의 대규모 트레이드를 한다면 결과는 뻔하다.

10년 전, 쌍방울의 말로를 많은 팬들은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2년에 걸쳐 주축선수를 현금트레이드 시키고 난 뒤, 팀 승률 2할2푼4리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한 쌍방울. 이듬해 쌍방울은 선수를 팔아보지도 못하고 재정난으로 문을 닫았다. 물론 지금의 히어로즈는 과거 쌍방울보다는 나아 보인다. 서울이라는 빅마켓을 연고로 하고 있고, 가입금에 대한 부담도 없는 상황이다.

차제에 한국프로야구도 폐쇄적인 리그시스템을 손볼 필요가 있다. 일본과 한국에서 새로운 구단이 나타나지 않는 이유는 야구가 고비용구조라는 것도 있지만 팀을 창단하기 위해서 지불해야 하는 가입금 및 연고권에 대한 부담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궁극적으로는 10개 구단이 이상적이지만 현실적으로 8개 구단은 최소 필요조건이다. 기존 구단이야 몇 개 구단이 존재하든 상관없겠지만, 선수들의 밥벌이와 팬들의 볼거리를 위해서라도 기존의 구조가 와해되어서는 안 된다. 당장 꼬인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히어로즈의 정공법이 우선이고, 거시적으로는 KBO가 새로운 질서를 구축할 밑그림을 준비해야 한다.

동명대학교 체육학과 교수


요기 베라의 “끝날 때까지는 끝난 것이 아니다” 라는경구를 좋아한다.

현실과 로망은 다르다는 것을 알지만 로망과 스포츠의 '진정성'을 이야기 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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