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환의 그라운드 엿보기] ‘재활공장장’ 최강희 감독의 ‘토크 리더십’

  • 스포츠동아
  • 입력 2009년 12월 9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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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K리그는 전북 현대의 우승으로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전북은 창단 후 가슴에 별을 새기는데 무려 15년의 시간이 걸려 그 감동은 더욱 깊을 수밖에 없다. 그동안 전북은 FA컵 우승(2005년), AFC 챔스리그 정상(2006년)에 올랐지만 명문구단이라 불리기엔 무언가 부족했다. 하지만 정규리그 우승으로 명문구단 반열에 오를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여기서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최강희 감독(사진)의 리더십이다.

그는 화려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은 아니지만 대단히 노력하는 선수로 정평이 났다. 고교 졸업 후 대학진학에 실패하고 육군 축구단에서 선수생활을 이어가다가 1984년 현대호랑이축구단(현 울산 현대)에 창단멤버로 뛰었고, 29세의 늦깎이 나이에 국가대표로 활약했다. 2001년까지 수원 삼성에서 지도자 수업을 받으며 무엇보다 선수단 관리 능력에 힘을 기울였다. 젊은 선수들을 이해하기 위해 스타크래프트까지 배웠던 최 감독의 이런 노력은 선수들을 이해하고, 한편으론 따르게 만들었다.

이렇게 밑바닥부터 국가대표가 되기까지 지독하게 노력한 스타일은 선수 지도방법에도 드러난다. 최 감독은 무명선수나 긴 슬럼프에 빠진 선수들의 어려움을 잘 알기에 끊임없는 대화로 이들을 팀에 융화시켰다. 예로 이동국은 프리미어리그에서 복귀 후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다가 올해 20골을 기록, 토종골잡이로서 오랜만에 득점왕에 올랐다. 또한 성남 일화에서 이적한 김상식은 절대로 친정팀에 지지 않겠다며 이를 악물고 경기에 임했다. 이들이 뛰어난 활약을 펼친 바탕에는 최 감독의 신뢰가 있었다. 아울러 최태욱은 최 감독과 장문의 편지를 주고받으며 서로를 이해하려고 노력했다. 여기에 에닝요, 루이스, 브라질리아 등 브라질의 삼각편대까지 합세해 완벽한 조화를 이뤘다. 이렇게 감독의 지도력, 선수들의 기량, 그리고 상호간의 커뮤니케이션 조화까지 맞아 떨어진 전북의 우승은 어쩌면 당연한 결과일 수 있다. 또한 전북의 지역 팬들 역시 우승에 일조했다.

최 감독은 2006년 AFC챔스리그 우승으로 ‘강희대제’, 이웃집 아저씨 같은 8대 2가르마로 연습장이 있는 동의 이름을 딴 ‘봉동이장’, ‘재활공장장’ 등으로 불린다. 특히 올해는 재활공장장이 더 어울린 한 해가 아닌가 싶다. 감독 취임한지 5년 만에 명장반열에 오른 최 감독은 내년 시즌 구상에 여념이 없을 것이다. 내년에는 또 어떤 별명이 붙을지 궁금해진다.

중앙대학교 사회체육학부 교수

인간의 내면은 무한한 잠재력으로 가득 차 있다.
성공의 열쇠란 내면의 잠재력을 빠르게 찾아 발전시키는 것이다
축구에서도 현재의 결과 보다는 구체적인 축구발전의 잠재력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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