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 KISS] 장미란 신화의 세가지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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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2월 8일 07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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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미란이 5년간 세계 최고 자리를 유지해온 비결은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버릴 것을 버릴 줄 아는 용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양|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장미란이 5년간 세계 최고 자리를 유지해온 비결은 끊임없는 도전정신과 버릴 것을 버릴 줄 아는 용기라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고양|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지금 자면 꿈을 꿀 수 있지만, 안 자면 꿈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연습에는 장사 없으니 죽을 만큼 노력하자, 안심하면 무너진다. 그런 생각 뿐이었죠. 제게는 노력이라는 칼이 있으니까요. 불안감을 연습으로 극복했습니다. 120%%를 준비해야 무대에서 100%%의 실력을 발휘할 수 있습니다. 준비가 제대로 되어 있지 않으면 저는 아예 시작도 하지 않습니다.”

가수 비의 인터뷰 내용 일부이다. 세계 정상의 엔터테이너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그가 120%% 노력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역도 세계선수권대회 4연패, 베이징올림픽 금메달의 주인공 장미란 또한 그 무엇인가를 위해 땀 흘리며 120%%의 열정을 쏟고 있다. 세계 최고의 자리를 5년 간 흔들림 없이 지켜오고 있는 장미란의 도전 정신과 철학을 통해 그녀가 우리 시대의 진정한 슈퍼스타일 수밖에 없는 이유 몇 가지를 제시하고자 한다.

첫째, 그녀는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위해 끝없이 도전한다는 점이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2009년 역도세계선수권에서도 장미란의 적수는 편안한 현실에 안주하고 싶은 또 다른 자신이었다. 라이벌이었던 중국의 무솽솽이 불참하면서 많은 이들은 장미란의 메달 획득을 기정사실화하며 들뜬 모습이었지만, 장미란 자신은 라이벌이 없어 우승했다는 소리가 싫어 세계 신기록에 대한 도전 의지를 더욱 굳건히 했다고 한다. 이번 2009년 역도세계선수권에서도 체력 보완을 위해 충실히 훈련에 참여함으로써 대회 4연패의 주인공이 됐다. 경기 후에도 장미란은 “인상, 용상 1차 시기를 모두 실패한 것은 선수로써 부끄럽기도 하다” 또, “매년 운동할 때마다 체력적인 부분이 달라지고 그래서 앞으로 어떤 선수에 연연하는 것보다 내 기록을 단 1kg이라도 깨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할 것 같다”며 지금의 기쁨보다 새로운 도전을 위해 진일보 할 것임을 다짐했다.

둘째, 그녀는 진정 필요한 것을 위해 버릴 것을 버릴 줄 아는 용기의 소유자다. 역도 선수 장미란으로 성공하기 위해서는 118kg의 몸무게와 이에 알맞은 근육량을 키우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한다. 장미란은 이를 피하지 않고 야식을 먹어가며 살을 찌우고, 근육을 만들기 위한 고된 훈련은 굳은살 손을 가지게 했으며, 피오나 공주라는 별명을 안겨 주었다. 20대 여성으로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운 마음의 상처가 되었을 것이다. 그러나 뚜렷한 목표 의식과 해내야 한다는 의지는 세계를 번쩍 들어올리는 성공 길을 가로막지 못했다. 버릴 것은 버릴 줄 아는 장미란의 용기가 아니었다면 이루기 어려웠을 목표일 것이다.

셋째, 그녀는 자기 자신의 위치를 지킬 줄 아는 지혜의 소유자다.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들은 어느 대회 때 보다도 많은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 같다. 각 종목 선수들 저마다의 이야기들이 감동을 더해가며 연예인보다 더 바쁜 스케줄을 소화해야 했다. 이러한 현상은 피로 누적과 훈련 부족은 물론 성적 부진으로 이어졌다. 이에 장미란은 많은 사랑과 관심에 감사를 표하며 훈련에 집중할 수 있게 해달라는 당부를 정중하게 그리고 힘있게 밝힌 바 있다. 본분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잘 알고 가는 한 젊은 선수의 지혜로움이 아닌가 싶다. 세계 챔피언의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장미란의 새로운 도전. 그것이 성공 또는 실패 어느 결과로 나타나는지에 관계없이 그녀가 역도라는 스포츠를 대하는 자세와 태도에서 우리는 배울 점을 찾아야 할 것이다. 우리는 흔히 스타와 슈퍼스타를 구분한다. 그저 역도를 잘하는 스포츠 스타 장미란이 아닌 꾸준한 노력과 열정으로 모든 면에서 진일보하는 슈퍼스타 장미란으로 발전하는 모습을 기대해본다.

송주호 KISS 선임연구원 이학박사
사진|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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