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거 野]KS 명승부 뒤의 ‘신인왕 열전’

  • 동아일보
  • 입력 2009년 10월 2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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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1985년 최우수선수(MVP)는 김성한(해태)이었다. 장효조 이만수 김시진(이상 삼성) 등 나머지 후보 3명의 성적도 뛰어났지만 표가 분산됐다. 김성한은 89점, 3명의 득점 합계는 132점이었다.

#2. 1994년 신인왕은 유지현(LG)이었다. 팀 동료 김재현과 서용빈이 2, 3위로 뒤를 이었다. 최상덕(태평양)과 주형광(롯데)은 4, 5위에 그쳤다.

올 프로야구가 KIA의 통합 우승으로 막을 내렸다. 최고의 팀은 가려졌지만 최고의 선수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MVP 및 신인왕을 뽑는 기자단 투표가 27일 열린다.

MVP는 홈런(36개), 타점(127개)왕에 오른 김상현(KIA)으로 거의 굳어진 분위기다. 반면 신인왕 판도는 안개 정국이다. 한국시리즈 전까지만 해도 최고의 루키로는 이용찬(두산)이 유력했다. 후보 5명 가운데 유일하게 타이틀(세이브 26개)을 땄다. 홍상삼의 성적도 나쁘지 않다. 신인 최다인 9승(6패)을 얻었다. 고창성은 5승 2패 1세이브 16홀드(2위)에 평균자책 1.95를 기록했다. 정규시즌만 놓고 보면 투수 3명의 성적이 타율 0.235에 14홈런, 38타점을 올린 안치홍(KIA)보다 낫다고 볼 수 있다. 문제는 투수 3명이 모두 같은 두산 소속이라는 점이다.

8월 이후 주춤했던 안치홍은 한국시리즈에서 맹활약했다. 5차전부터 수비가 돋보였다. ‘삼성 박진만급’이라는 칭찬도 들었다. 7차전에서는 수비는 물론이고 3-5로 뒤진 7회 짜릿한 역전승의 발판을 마련하는 솔로 홈런까지 터뜨렸다. “다음 주 신인왕 투표를 의식한 것 같다”는 말도 나왔다. MVP와 신인왕은 정규시즌 성적으로 뽑는다. 하지만 포스트시즌의 활약도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표가 갈리면 안치홍이 유리하다(#1). 표가 몰리면 이용찬이 유리하다(#2). 다른 고려 요소도 있다. 한 팀에서 MVP와 신인왕이 동시에 나온 경우는 4번밖에 없다. 게다가 우승팀에서 MVP와 신인왕까지 나온 적은 아직 없다. 이른바 ‘승자 독식 피하기’다. 한국시리즈 명승부에 이은 신인왕 열전이 흥미롭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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