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미 첫 올림픽 ‘리우’ ‘스킨십 전략’ 통했다

  • 입력 2009년 10월 5일 08시 4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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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하계올림픽 왜 리우?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왜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를 택했을까.

리우데자네이루가 3일(한국시간)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제12차 IOC 총회에서 마드리드(스페인)와 도쿄(일본), 시카고(미국)를 따돌리고 2016년 하계올림픽 개최지로 선정됐다. 리우는 IOC 출범 122년 만에 최초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올림픽을 개최하는 도시가 됐다.

이날 1차 투표에서 마드리드가 28표로 1위였고, 리우는 26표, 도쿄는 22표인 반면 시카고는 18표로 탈락했다. 2차 투표에서 시카고 지지표가 리우로 몰리면서 46표를 얻었고, 마드리드 29표, 도쿄 20표에 그쳤다. 결선에서 리우는 66표를 획득, 32표에 머문 마드리드를 제치고 개최지로 낙점됐다.

○스킨십 득표전의 승리

현지에서 투표를 지켜본 윤강로 국제스포츠외교원장은 “리우가 IOC 위원 개개인을 직접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분석했다. 2014년 월드컵이 열리는데도 불구하고 연속으로 빅 이벤트를 유치할 수 있었던 것은 결국 IOC 위원 개개인 공략에 성공했기 때문. 윤 원장은 ‘스킨십 득표전의 승리’라고 했다. 남미 대륙을 하나로 묶은 것은 물론 1차 투표 이후의 전략도 맞아떨어졌다고 윤 원장은 귀띔했다.

아울러 리우는 100년이 넘는 올림픽 역사에서 단 한번도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치러지지 않은 점을 집중 홍보하면서 IOC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반면 시카고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 국가원수로는 처음으로 IOC 총회에 직접 참석했지만 실패했다. 여기엔 미국올림픽위원회(USOC)와 IOC의 심각한 마찰이 가장 큰 요인으로 꼽힌다. USOC는 TV 중계권료와 마케팅 수입을 놓고 IOC와 갈등을 겪었다.

○평창에 미치는 영향

2018년 동계올림픽 유치를 선언한 평창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투표 전까지는 마드리드가 될 경우 동계올림픽 경쟁 상대가 유럽 쪽(독일 뮌헨, 프랑스 안시 등)에 많다보니 평창이 유리해질 수 있고, 도쿄가 될 경우 같은 아시아권이라는 점 때문에 불리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었다.

리우 선정은 특별히 유·불리를 따지기 힘들다. 하지만 분명한 교훈을 얻었다. 투표는 결국 IOC 위원 개인이 한다는 점을 인식하고, 집요할 정도의 맨투맨 전략이 필요하다.

아울러 2014년 소치(러시아)까지 총 22차례 동계올림픽의 개최지가 유럽과 미국에 집중됐고, 아시아에선 일본이 2차례(삿포로, 나가노)만 개최했다는 점을 집중 홍보하는 것도 전략의 한 가지가 될 수 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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