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준의 베이스블로그] 사직구장의 응원열기… “일본에서도 반했어요”

  • 입력 2009년 9월 4일 08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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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카노 다카쓰구 씨(53)는 일본 나고야시 환경국시설부 공무원입니다. 그를 거론한 이유는 ‘순전히’ 롯데 팬이기 때문인데요. 그는 어째서 고향 팀 주니치를 버리고(?), 롯데로 ‘전향’했을까요?

“일본에선 부산롯데 포수 강민호 유니폼을, 한국에선 일본롯데 포수 사토자키 유니폼을 입고 야구장을 다녀요. 덕분에 모두 말을 걸어와 이야기를 해줄 수 있어 재미있어요. 인천 잠실 목동 고라쿠엔 고시엔 나고야돔 등, 여러 야구장을 다녀봤는데 넘버원 응원은 사직이에요. ‘이만큼 응원을 즐길 수 있는 구장은 세계유일일 겁니다. (야구를 떠나) 응원자체가 그렇게 즐거울 수 없어요. 아이부터 할머니까지 야구장안에서 일체화된 느낌, 일본처럼 점잖게 조용히 플레이 보는 것도 좋지만 (사직은) 응원 퍼포먼스에 즐거움이 가득하죠. 보는 것만으로도 즐거워요. 일본 돔구장엔 에어컨, 라이트가 설비돼 있지만 사직구장은 사람과 사람의 간격이 가까워지는 분위기에요. 롯데의 성적엔 팬의 힘이 작용하는 듯해요. 이렇게 좋은 팬들이 와주는데 성적이 오를 수밖에 없겠죠.”

#비주얼은 ‘롯데 오타쿠’처럼 보이지만 직업은 속일 수 없습니다. 글을 쓰기로 결심한 모티브는 메가시티를 지향하는 부산시의 관점에서 롯데야구, 사직구장의 의미를 설정한 시각의 참신함 때문이었습니다.

“돔구장이 그 도시의 얼굴이듯 (최첨단 인프라는 아니지만) 사직구장은 (응원 문화와 결합할 때) 부산의 랜드 마크가 될 수 있겠죠. 일본의 마츠리(축제) 같은 활기랄까? 부산엔 해운대도 있고, 범어사 등 사찰이 많지만 사직의 롯데야구 관람이 하나의 관광 상품으로서 매력일수 있어요. 나고야와 부산은 1시간20분 거리인데 하루에 1편이 오가죠. 티켓구입 등 시스템을 갖춘다면 더 많은 사람이 올수 있을 겁니다.”

#프로야구가 무대에 올려지려면 야구단, 팬, 야구장이 기본이겠죠. 시의 관점에서 야구장은 건설부터 유지까지 적자덩어리일지 모릅니다. 그러나 회계 상 손실을 떠나 부산 지역경제 활성화, 부산시민의 연대감 등 무형적 효과는 값을 매길 수 없는 가치창출이겠죠. 손해를 감수하고 공익을 위해 투자하는 비영리적 투자는 정부가, 시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입니다.

여기에 부수적으로 롯데는 부산의 이미지를 일본 등 해외에 홍보할 잠재력이 있단 얘깁니다. 잭 웰치가 말했다죠, “칭찬은 말이 아니라 지갑으로 하는 거”라고. 롯데가 2년 연속 관중 120만명을 돌파한 지금이야말로 부산시가 롯데를 ‘칭찬’할 최적 타이밍이 아닐까요?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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