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식 감독 , 절망의 끝은 허탈? 초탈?

  • 입력 2009년 6월 8일 08시 53분


절망에 직면하면 인간의 심리 회로는 시간의 흐름에 따라 변한다. 처음엔 상황을 받아들이길 거부하고 분노하다가, 그 다음엔 침묵하고, 나중엔 아예 초탈하게 된다.

약간의 비약을 섞자면 요즘 한화 김인식 감독이 이 경지에 도달한 눈치다.

‘얼마 전 덕아웃에서 허탈한 웃음을 짓고 있는 모습이 찍혔다’고 하자 “불쌍한 놈들, 그러고 웃었겠지”라고 시니컬하게 대답했다.

압권은 바로 전날(6일) SK전 대패의 빌미가 된 외야진의 실수가 화제에 올랐을 때.

“희미한 옛사랑의 그림자 같은 녀석들”이라는 알쏭달쏭 시적(?) 표현까지 동원해 세태를 한탄했다.

워낙 인력풀이 빈약한지라 윗돌 빼서 아랫돌 괴는 식의 마운드 운용에 관해서도 “우리는 약팀인데 투수 몇 명만 갖고 해”라고 결코 자랑 아닌 자랑을 하기도.

올 시즌 끝나면 (계약 만료인지라) FA 신분 아니냐는 ‘위로’엔 “허리띠 끄르라는 얘기야?”라며 알 듯 모를 듯한 선문답으로 대신했다.

대전|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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