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도 끄떡없는 스크린골프

  • 입력 2009년 5월 13일 14시 24분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스크린골프를 즐기는 인구는 꾸준하게 증가한 것으로 조사돼 ‘불황 속의 효자사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2~3년 전부터 호황을 이루며 새로운 창업 아이템으로 급부상한 스크린골프는, 지난 3월을 기점으로 전체 골프인구의 절반 이상이 즐기는 새로운 골프문화로 자리 잡았다. 스크린골프전문 기업 ㈜골프존과 한국갤럽이 지난 3월 한 달간 만 19세 이상 성인 남녀 1500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2009년 3월 현재 스크린골프 인구는 총 골프 인구 173만 명 가운데 96만 명으로 전체의 55%를 차지하며 절반을 크게 웃돈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해 10월 조사된 63만 명 보다 33만 명이 늘어난 수치다.

스크린골프 시장은 2006년 대비 4배 이상 폭발적인 신장세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스크린골프 인구가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현재 스크린골프의 이용료는 서울의 경우 18홀 기준 2~4만 원, 기타 지역은 1만 원~3만 원 사이다. 골프장에서 라운드 할 경우 수도권은 16~23만 원, 기타 지역은 9~21만 원 등의 비용이 든다. 골프장 이용료 이외에 카트 대여료와 캐디피 등을 포함하면 최소 20만 원 이상의 비용이 든다.

스크린골프의 이용 인구가 폭발적인 증가를 보이고 있는 반면, 실제 골프장에서 골프를 즐기는 인구는 지난해 8월 조사 대비 1만 명 정도 소폭 증가하는 데 그치며 110만 여명으로 집계됐다.

골프를 중단한 의견으로는 어려운 경제 상황 때문이라는 이유가 44%를 차지해 골프가 경제적인 측면에서 상당한 부담감을 갖고 있음을 드러냈다.

더욱이 현재 활동하고 있는 골퍼의 68%가 스크린골프를 이용하고 있는 고객으로 파악되고 있어 향후 스크린골프 이용객은 더욱 증가할 전망이다.

스크린골프 이용인구의 절반 이상이 20대 골퍼이거나 최근 골프에 입문한 골퍼들이라는 점도 지속적인 이용인구의 증가가 예상된다.

조사결과 골프에 입문한 지 1년 이내인 20대 골퍼의 절반이 넘는 56%가 스크린골프의 이용 경험을 갖고 있으며, 101타 이상을 치는 골퍼 중 63.1%의 스크린골프 이용률이 높게 나왔다.

스크린골프 이용인구의 증가는 곧바로 매출과 직결되고 있다.

지난해 4월 경기 일산에 스크린골프방을 창업한 김희성 씨는 “어려운 경제 사정으로 주머니가 가벼워진 골퍼들이 저렴한 비용으로 필드의 대리만족을 느낄 수 있는 스크린골프로 몰려드는 것 같다.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안정적인 수입을 올릴 수 있다는 소문이 나면서 창업도 붐을 이루고 있다”고 말했다.

스크린골프는 우리나라에만 유독 발달한 ‘방’문화의 연장선상에 있다.

과거 붐을 이뤘던 노래방이나 비디오방의 연장선이다.

특히 직장인이나 가족들이 회식 후 간단한 내기를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 정서와 잘 맞아 떨어진다. 골프장에는 술을 마시고 가서 치기 힘들지만 스크린골프에서는 음주 뒤에도 눈치껏 칠 수 있다.

실제로 주중에 스크린골프를 이용하는 인구의 대부분이 직장인 골퍼들이다. 동료들과 함께 1차 회식 뒤에 내기삼아 오는 경우가 많다. 주부들에게도 실제 골프장보다 쉽게 접할 수 있어 스크린골프 인구 증가 폭이 크다.

골프존 김영찬 대표는 “골프 대중화 현상에 힘입어 스크린 골프 이용객들이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크게 늘고 있다. 경기불황에도 불구하고 하반기 스크린골프 이용객수는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주영로 기자 na1872@donga.com

[관련기사]프로 7년차 이민선 강산배 드림투어 2차 감격의 첫 승

[회원권 브리핑]종목별 혼조, 방향성 부재

[티잉 그라운드]라온·88CC 회원교류 협약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