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리면 피로 해소가 빨라져요”

  • 입력 2009년 2월 28일 03시 03분


■ 풀코스 37회 완주 안재기 교수의 마라톤 예찬

“마라톤을 하다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어요. 직접 다쳐 보니 환자를 대할 때 말이 잘 통하더군요.”

안재기 상계백병원 재활의학과 교수(43·사진)는 마라톤 8년 경력의 ‘달리는 의사’다.

의사라면 자기 몸 관리는 철저히 할 거라 생각하게 마련이다. 하지만 그는 마라톤을 하며 크고 작은 상처를 입었다. 경골(脛骨)스트레스증후군을 겪었고 인대가 손상된 적도 있다.

하지만 안 교수가 직접 체험한 부상 연구는 환자 치료에 많은 도움이 됐다.

그가 만나는 환자들은 뇌중풍(뇌졸중)이나 절단 사고, 수술 등으로 신체 기능이 손상된 경우가 대부분이다.

마라톤도 무작정 뛰다가는 크게 다칠 수 있다.

“준비운동을 철저히 하고 운동 후 충분한 휴식을 하면 부상 위험이 크게 줄어듭니다. 조금만 빨리 걸을 수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마라톤을 즐길 수 있죠.”

안 박사는 충분한 근력이 확보될 때까지 빨리 뛰는 것은 자제하라고 조언했다.

그가 말하는 훈련법은 이렇다. 훈련량은 1주일 간격으로 조금씩 늘리는 게 좋다. 처음 장거리를 뛴 뒤 몸에 이상 증세가 있다면 바로 병원에서 진단을 받아야 한다.

근육에 미세한 손상을 입었다면 최소한 이틀은 쉬는 게 좋다. 수영 등으로 다른 근육을 쓰는 운동을 하면 회복에 도움이 된다.

안 박사는 2001년 여름 처음 풀코스(42.195km)를 뛴 뒤 지금까지 37번 완주했다. 최고 기록은 3시간 44분 30초.

동아마라톤은 그가 출전한 대회들 가운데 가장 인상 깊다.

“남대문과 청계천 등 아름다운 도심 풍경을 보며 달린다는 게 행복했어요. 몸과 마음이 산뜻해지는 느낌이었죠.”

그는 마라톤을 시작한 후 눈에 띄게 피로가 빨리 해소됐다고 했다.

마라톤 효과는 정신 건강에도 좋았다.

그는 마라톤을 통해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갖는다. 업무에 쫓기다 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문제를 깊게 생각하지 못한다. 오랜 시간 달리며 그동안 쌓아 뒀던 고민을 되새기다 보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되곤 한다.

그는 대뜸 기자에게도 마라톤을 권했다.

“의사나 기자처럼 많은 사람과 부딪치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 마라톤은 정말 좋은 운동입니다. 남과 약속하지 않고도 즐길 수 있다는 게 특히 매력적이죠.”

한우신 기자 hanwshi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