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유치 가능성] 인프라·경험 강점…꿈★ 또 이뤄질까

  • 입력 2009년 2월 4일 07시 54분


그야말로 ‘깜짝 쇼’다. 대한축구협회는 2018년 또는 2022년 월드컵 유치 의향서를 마감 날인 2일 국제축구연맹(FIFA)에 제출했다. 관심을 보인 경쟁국들은 오래전부터 분위기를 띄운데 반해 한국은 마지막 순간에 결정, 유치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2002년 월드컵은 일본과 공동 개최했지만, 이번에는 단독 개최로 승부수를 띄웠다. 일본이 먼저 유치전에 뛰어든 데 자극받아 한국도 포기할 수 없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번에도 역전 드라마를 쓸 수 있을까.

○어느 대회 노리나

일단 가능성만 열어놓을 뿐, 성공 확률은 낮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2002년 월드컵 유치 당시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공동유치에 성공했다는 점을 상기하면 불가능한 것도 아니다. 그렇다면 2018년과 2022년 중 어느 쪽에 올인 할까. 2022년에 포커스를 맞출 가능성이 높다. 조중연 회장이 “일단 2개 대회에 유치 의사를 밝힐 예정이다”면서도 2022년에 무게 중심을 두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귀띔이다. 실제로 외신 분석에 따르면 2018년은 유럽에서 가져갈 가능성이 높다. AP통신은 3일 “2010년과 2014년 대회가 비유럽 지역에서 열리기 때문에 2018년 개최 후보로는 잉글랜드나 스페인이 가장 유력하다. 투표권을 가진 FIFA집행위원회 위원 24명 가운데 8명이 유럽 몫이라는 점도 2018년 대회가 유럽에 돌아갈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 중 하나”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잉글랜드로 분위기가 흘러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따라서 한국은 아시아 대륙에 기회가 올 가능성이 높은 2022년을 겨냥할 것으로 보인다.

○충분한 경쟁력

FIFA는 본선을 치를 12개 경기장과 함께 개, 폐회식 장소로 관중 8만 명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메인스타디움을 보유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한국은 전국에 세계 수준의 10개 경기장을 보유하고 있다. 2개 경기장의 신설은 무난하다. 천문학적인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개최할 수 있는 여건이다. 이런 환경적인 요소에다 2002년 월드컵을 치른 운영 및 행정 경험에서 배운 노하우와 자신감도 강점이다. 아울러 정몽준 FIFA 부회장이 개최지 결정권이 있는 집행위원들에게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이다. 또한 2002년 4강 신화 당시의 감격을 기억하고 있는 국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도 큰 힘이 될 수 있다. 정부의 적극적인 뒷받침이 곁들여진다면 승산있다는 분석이다. 조중연 회장도 “이미 인프라는 갖춰졌다. 경험이란 중요한 부분을 절대 빼놓을 수 없다. FIFA측도 대단히 긍정적으로 내다보고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만만치 않은 경쟁국들

일정상 내년 12월 개최국이 결정되기에 유치 활동을 할 수 있는 기간은 20여개 월뿐이다. 총 12개국이 유치의사를 밝힌 가운데 경쟁국들은 이미 득표 작업에 돌입했기 때문에 가장 늦게 유치 의사를 밝힌 한국은 경쟁국 보다 더 뛰어야 한다. 우선 중요한 것은 2개 대회 중 한 대회는 반드시 아시아권에서 열려야한다는 당위성을 전파해야 한다. 2010년과 2014년 대회를 치르는 아프리카와 남미를 제외한 아시아 유럽, 북중미 대륙 등 3개 대륙 중 2개 대륙이 낙점된다. 아시아로 가져와도 안심할 수는 없다. 중국이 마지막 순간 포기한 가운데 일본과 호주, 카타르, 인도네시아와 치열한 경합을 벌여야한다. 물론 일본, 호주와 3파전을 예상하지만, 오일달러를 내세운 카타르의 도전도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차별화된 카드를 마련하고, 적극적인 스포츠외교를 펼쳐야만 한다. 한편 유치 경쟁에 나선 12개국 가운데 한국, 일본, 미국, 잉글랜드, 멕시코, 스페인 등은 월드컵을 개최해 본 경험이 있다.

○월드컵과 올림픽의 복잡한 상관관계

FIFA와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별개 단체이지만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의 상관관계는 분명히 존재한다. 한 대륙에 특급 스포츠 이벤트를 몰아주지 않는 것이 FIFA나 IOC위원들의 일반적인 정서이다. 물론 잉글랜드의 경우 이미 2012년 올림픽을 유치해 놓은 상황에서 2018년 월드컵에 전력투구하고 있는데, 다소 특별한 케이스로 보인다.

따라서 한 나라에서 올림픽과 월드컵을 한꺼번에 유치하려고 할 때 전제되어야 할 것이 정부의 조율이다. 강원도 평창이 2018년 동계올림픽 3수에 도전장을 냈고, 부산이 2022년 하계 올림픽을 열겠다고 나선 상황에서 어떻게 조율할 지도 관심거리이다. 평창이나 부산 또한 상당히 오랜 기간 준비해왔고, 경제적 효과는 물론 국가 이미지 제고를 내세우고 있어 우열을 가리기 어렵다. 결국 정부는 유치 가능성이나 경제적인 효과, 국민 정서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최종 결론을 내려야한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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