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프리토킹] 구단 가치 ‘뿌린대로 거둔다’

  • 입력 2008년 12월 26일 08시 33분


지난 회에 단순하지만 쉽게 이해할 수 있는 메이저리그 구단의 경제적 구조를 살펴봤다.

이번에는 구단의 가치에 반영되는 소속 선수들의 가치와 브랜드 이미지, 그리고 팬들의 충성도가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자. 프로팀들에게 브랜드 이미지는 성적을 능가하는 중요성을 가진다.

브랜드 이미지는 성적과 관계없는 충성도 높은 팬들을 창출하는 가장 중요한 창구가 될 수 있기 때문에 대다수의 구단들은 장·단기에 걸친 이미지 창출에 고심한다.

그에 대한 첫 단계로는 먼저 팬들에 대한 신뢰도와 믿음을 줄 수 있는 것을 꼽는다. 당장의 성적을 떠나 팀이 미래와 팬들을 위해 올바르게 움직이고 있다는 뭔가를 주지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1997년 플로리다 말린스를 우승으로 이끈 웨인 후이젠가 구단주는 단시간의 우승이 흥행과 바로 직결되지 않는다는 것을 파악하고 바로 이듬해 ‘파이어 세일’을 하여 팬들에 대한 믿음을 저버렸고, 지금까지 성적을 떠나 지역 팬들의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두 번째 단계로는 엔터테인먼트적 가치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2006년을 기준으로 4인 가족이 메이저리그 구장을 찾는데 드는 총 평균비용은 170달러에 달했다.

1인당 40달러라는 계산이 나온다. 같은 해 4인 가족이 영화를 보러 가는데 드는 비용이 60달러선이란 통계를 보면 무려 3배 가까이 돈이 더 들어가게 된다.

결국 그 이상의 즐거움을 경기나 각종 프로모션, 시설 편의 등을 통해 제공을 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고 세 번째이자 마지막 단계가 팬들과의 감정적 연결고리 형성이다. 2004년 보스턴 레드삭스가 86년 만에 우승을 차지하기 전까지 보스턴 팬들의 우승에 대한 바람은 거의 절규에 가까웠고, 숱한 영화의 소재로 사용될 정도의 진한 구단 사랑을 보였다.

사실 이 정도 연결고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때로는 수십 년의 시간이 걸리는 경우가 많다. 그만큼 오랜 기간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뉴욕 메츠의 경우 1969년 ‘기적의 메츠’를 창출해냈고, 그 이후도 꾸준히 팀을 대표하는 스타와 뉴욕이라는 거대 시장을 활용하며 빠르게 자리를 잡은 구단으로 꼽힌다.

결국 팬들의 충성도가 브랜드 이미지의 최종 요소가 된다고 본다.

일반적으로 팀이 70승 이하의 성적을 기록했을 때, 즉 성적 상승으로 인한 부가 수익을 배제한 상황의 수익을 기본 수익으로 잡았을 때 메이저리그 구단이 팔리는 가격은 이 수익의 2배에서 3배 정도에 달한다.

결국 이 가치를 구단의 가치로 볼 수 있고 브랜드 가치가 붙은 몸값으로 보게 된다.

기본 수익에 2.5를 곱하여 뽑은 브랜드 상위 5개 팀은 2006년 기준으로 뉴욕 양키스(7억8000만달러), 시카고 컵스(5억4000만달러), 보스턴(5억1000만달러), LA 다저스(4억4000만달러), 시애틀(3억8000만달러) 순이다.

반대로 최하위는 미네소타(1억700만달러), 캔자스시티(1억900만달러), 플로리다(1억3000만달러) 등이다.

이런 수치에 빼놓을 수 없는 요소가 프랜차이즈 스타이다. 베이브 루스, 윌리 메이스, 스탠 뮤지얼, 미키 맨틀, 어니 뱅크스, 톰 시버, 샌디 쿠팩스와 같은 스타들은 단순히 관중동원을 더하는 스타가 아니라 수십 년이 지나도 팀의 상징으로 팬들에게 각인돼 있는 스타들이다.

이들은 팀 승리에만 공헌하는 것이 아니라 브랜드 이미지 빌딩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메츠가 페드로 마르티네스를 영입했을 때 그가 등판하는 날에는 그 시즌 평균관중보다 무려 5270명의 관중이 더 입장했다. 1975년 양키스가 캣피시 헌터를 데려왔을 때도 마찬가지로 4100명이 더 운동장을 찾았다.

선수의 가치는 크게 4가지로 나뉜다. 기술적 요소, 구단과의 인연 지속성, 개인적 품성, 소속 구단과의 궁합 등이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인 품성은 긍정적 이미지, 대중적 인기, 미디어 노출도, 팀에 대한 대표성 등으로 다시 세분화된다. 이 모든 요소를 고루 갖추었을 때 드디어 진정한 프랜차이즈 스타로서 대접을 받게 되고, 팬들에게 세월이 흘러도 잊혀지지 않는 스타로 자리매김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구단도 이런 선수를 통해 좋은 이미지를 만들어갈 수 있고 선수도 이미 구축된 팀의 이미지를 통해 더욱 큰 효과를 얻을 수도 있다.

베이브 루스가 위대하다는 것은 당시 그다지 대단한 구단으로 여겨지지 않았던 양키스란 팀의 운명에 엄청난 영향을 미쳤다는 점 때문이다.

지금 당장의 성공이 미래를 보장하지 않는 것이 프로의 세계다. 꾸준한 노력과 적절한 투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팬들과의 신뢰도가 프로구단의 진정한 경제학이며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가치를 지니게 되는 것이다.

송재우 | 메이저리그 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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