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니얼 김의 MLB 수다] 식후경 MLB…바가지 음식값 ‘울며 콜라먹기’

  • 입력 2008년 9월 18일 08시 43분


이번엔 뉴욕에서 아주 잘나가는 음식업체를 하나 소개 시켜드리겠습니다. 주메뉴는 핫도그와 맥주. 일년 매출은 대략 3억2700만 달러입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이렇게 엄청난 매출을 올리는데도 ‘영업일수’는 일년에 고작 90일 안팎이라는 사실입니다. 순이익이야 물론 매출 보다 훨씬 낮겠지만 일단 영업일 기준 하루 평균 매출은 36억원에 가깝다는 건 쉽게 계산이 나옵니다. 또 하나 상식을 파괴하는 것은 이 음식점의 위치가 하루에 몇백만명이 이동하는 뉴욕 중심의 타임스퀘어가 아닌 약간 후미진 브롱스에 있다는 것입니다.

눈치 빠른 분들은 감을 잡으셨겠지만 이곳은 바로 뉴욕 양키스타디움이랍니다. 여기와 비슷하게 LA 다저스 구장 음식매출액도 매년 2억 달러가 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습니다. 고액 연봉 선수들을 여러명 거느릴 수 있는 매출액이 이 두 구단의 단면을 보여주고 있는데요. 한가지 확실한 것은 미국야구팬들은 야구 만큼이나 먹는 것을 좋아한다는 사실, 여기서 더 나가서 MLB와 각 구단은 정말 돈을 좋아한다는 사실입니다. 메이저리그 사업운영부의 돈에 관련된 철학은 투철합니다. 크든 작든 구장 안의 모든 것들은 돈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하면 간단합니다. 뉴욕 메츠구단의 경우 P 음료업체와 매년 1000만 달러 규모의 계약을 하고 있습니다. 구장안에 들어오는 자리값으로만 P사는 1000만 달러 넘게 메츠구단에 넘겨주고 있다는 뜻인데요. 물론 경쟁 업체인 C사의 음료수들은 구장내에서 판매가 허락되지 않을 뿐더러 직원들이 점심시간에 외부에서 구장안으로 들고 오는 것도 제지할 정도로 철저하게 계약내용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메이저리그 구장내 음식과 음료수는 구장밖의 가격들에 비해 적게는 100%에서 많게는 200%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바가지죠. 그리고 그 이유는 간단합니다. 통상적으로 각구단은 직접 매점을 운영하지 않습니다. 외부업체에 아웃소싱을 주고 있고 매상의 30%를 마진과 상관없이 챙기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만약 핫도그가 10달러였다면 그중의 3달러는 고스란히 메츠에게 돌아가는 시스템입니다. 구단한테는 아주 쉽게 벌어들이는 불로소득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그에 대한 후유증이 있는 경우도 많습니다. 아웃소싱으로 맡기다 보니 사고가 생기기 쉽다는 뜻입니다.

실제로 2007년에 1억5000만 달러의 매상을 올렸던 오클랜드의 경우엔 시 보건복지 당국한테 지적받은 것만 493가지 있다고 합니다. 애너하임 에인절스 구장은 한술 더 떠 무려 732가지 지적사항을 받았는데요. 그 중에는 바퀴벌레와 쥐가 발견된 충격적인 사실도 포함됐습니다. 디즈니랜드와 가까워서 미키마우스들이 자주 야구장을 찾는걸까요?

결론적으로 한가지만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메이저리그 구장을 찾을 기회가 생긴다면 웬만하면 구장 음식을 피하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차라리 김밥을 싸가는 것이 돈도 절약하고 배탈도 방지할 수 있으니까요.

스포츠동아 Special Contributer

OB 베어스 원년 어린이 회원으로 어릴 적부터 야구에 미쳤다. 85년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건너간 뒤 뉴욕 메츠 직원을거쳐 김병현과 서재응의 미디어 에이전트코디네이터로그들과 영욕을 함께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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