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야구 ‘자존심 생채기’ …쿠바에 2-4 패배

  • 입력 2008년 8월 15일 02시 56분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 야구 대표팀이 13일 쿠바에 2-4로 패했다는 소식을 전한 일본 신문 기사들. 도쿄=서영아 특파원
베이징 올림픽에서 일본 야구 대표팀이 13일 쿠바에 2-4로 패했다는 소식을 전한 일본 신문 기사들. 도쿄=서영아 특파원
베이징 올림픽 ‘금메달’을 노리던 일본야구 ‘호시노 저팬 팀’이 13일 베이징에서 열린 예선 첫 리그전에서 쿠바에 4-2로 패해 일본 열도를 충격에 빠뜨렸다.

특히 일본이 자랑하는 에이스 다루빗슈 유(21)가 쿠바 타선을 제어하지 못하면서 4회까지 4점을 내주자 일본인들은 ‘설마’ 하는 반응을 보였다.

일본 비디오리서치 조사에 따르면 이날 오후 9시 25분부터 중계된 일본-쿠바전의 평균시청률은 간사이(關西)지역이 29.1%, 간토(關東)지역이 27%에 이르렀다. 개회식의 37.3%에 이은 높은 수치다.

특히 5회말 다루빗슈가 강판되는 장면에 쏠린 순간최고시청률은 각기 38.1%, 36.1%를 기록해 경기에 대한 일본인들의 관심을 보여줬다.

일본 언론은 14일 일제히 ‘호시노 저팬, 금메달을 향한 최악의 출발’ ‘다루빗슈 KO’ 등의 제하에 이 소식을 전하고 “다루빗슈의 공이 초반에 높게 뜨면서 제구력이 흔들려 자멸했다”며 아쉬워했다.

호시노 센이치(星野仙一)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힘에서 졌다. 긴장해서였겠지만 다루빗슈가 본래의 위력을 보여주지 못했다”고 말했다. 다루빗슈도 “피칭 내용이 좋지 못했다. 변화구가 상대 타선에 읽혔다”며 만회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그러나 호시노 저팬이 흔들리는 양상은 다른 데서도 나타나 불안감을 더해주고 있다. 이날 대(對)쿠바전에서 3개의 안타를 뽑아낸 핵심 공격수 가와사키 무네노리가 부상이 도져 향후 출전 가능성이 불투명해진 것. 가와사키는 직전 합숙에서 다친 왼쪽 발등의 상태가 악화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언론과 전문가들은 이구동성으로 “다루빗슈의 부활 여부에 일본 야구의 운명이 갈릴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아버지가 이란인으로 지난해 일본 국적을 취득한 다루빗슈는 일본 야구를 이끌어갈 에이스로 주목받아 왔다.

한편 일본 언론은 같은 날 역전 끝에 미국을 꺾은 한국의 승전보를 보도하고 “한국이 16일 대일본전에서 예선 통과를 노리고 있다”며 경계심을 드러내기도 했다. 일본은 14일 대만, 15일 네덜란드를 거쳐 16일 한국과 맞붙는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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