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식탁매너] 건배의 첫 술잔 원샷해야 띵호아!

  • 입력 2008년 8월 7일 08시 25분


‘네 발 달린 것은 책상 빼고 다 먹는다’는 중국인들.

중국요리는 프랑스요리와 함께 세계 2대 요리로 꼽힐 정도로 맛과 종류에서 타국의 추종을 불허한다. 중국인들만큼 ‘먹는 일’에 집착하는 인종도 찾아보기 어렵다.

옛 중국인들은 ‘뱃속금고’를 선호했다. 금고에 넣어둔 돈은 도둑맞을 수 있고, 집은 불에 타 사라질 수 있지만 ‘뱃속’에 넣어둔 ‘돈’은 누구도 손을 댈 수 없다는 논리였다.

실용주의적 의식이 강한 중국인들의 성향은 식탁에서도 여실히 드러난다.맛있는 음식을 두고 번잡하게 구는 일을 좋아하지 않는다. 중국식탁에서는 그저 맛있게 먹어주는 것이 최고의 매너다.

그렇다고는 해도 지켜야 할 매너가 아주 없는 것은 아니다. 혼자서 하는 식사가 아닌 이상 다른 사람이 ‘맛있게 먹는 일’을 방해하는 것은 곤란하다. 우리나라와 다른 중국인들만의 독특한 식탁 매너는 특히 주의해야 한다. 어떤 것들이 있을까?

● 술을 마실 때…상대방 잔 비지 않게, 첨잔은 굿 매너

손님이 자리에 앉으면 주인이 모두의 잔에 술을 따라준다. 이 잔으로 건배를 하면 된다.

건배는 잔을 두 손으로 들고 눈높이까지 올린 뒤 마신다. ‘간뻬이’를 외쳤다면 ‘원샷’이 기본이다.

술을 마신 뒤에는 잔의 밑바닥을 상대에게 보이는 제스처를 한다. ‘원샷’에 자신이 없다면 ‘간뻬이’ 대신 ‘쓰으이(隨意)’ 하며 술을 조금만 마시고 남기면 된다.

더 마시고 싶지 않을 경우 다른 사람이 술을 따르려 할 때 잔 위에 손을 얹는 동작을 한다. 그만 마시겠다는 뜻이다.

한국식 주도와 달리 중국인들은 첨잔이 기본이다. 상대방의 잔이 비지 않도록 수시로 술을 따라주는 것이 좋은 매너다. 중국인들은 ‘한국인은 술이 세다’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따라준다고 족족 마시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 테이블에서…대화에 빠져 요리 식혀 버리면 결례

중국요리는 빙글빙글 돌아가는 턴테이블에 차려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는 없는 식탁 꼴이므로 약간의 주의가 필요하다. 중국인들은 식사를 하면서 대화를 즐긴다. 그러나 대화에 푹 빠져 요리를 식혀버리거나 자신 앞에 요리를 오래 두고 있는 것은 결례다. 먹지 않더라도 가끔씩 테이블을 돌려주자. 테이블 회전은 시계방향이 원칙이다.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덜기 보다는 여러 번에 걸쳐 조금씩 덜어 먹는 것이 보기에도 좋다.중국요리 중에는 재료의 정체성이 모호한 것들이 많다. 다른 사람에게 요리에 대해 물어보는 것은 결례가 아니다.

자신의 앞에 요리가 돌아왔을 때 한국식으로 옆 사람에게 ‘먼저 드십시오’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큰 접시에서 음식을 덜 때 자신의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은 무방하다. 모두가 함께 쓰는 테이블 위에 개인접시나 술잔, 재떨이 등을 올려놓아서는 안 된다.

● 식사를 할때…밥그릇 두개 쓰면 ‘두집살림’ 오해

숟가락은 탕이나 국을 먹을 때만 사용한다. 밥을 먹을 때는 젓가락을 써야 한다. 탕을 먹은 뒤에는 반드시 숟가락을 뒤집어 놓을 것.

사용한 수저를 다른 사람에게 보이는 것은 예의에 어긋난다. 밥이나 탕국을 먹을 때는 그릇을 들고 먹는다. 중국인들은 우리나라처럼 고개를 푹 숙이고 먹는 것을 돼지의 식사라고 여기는 경향이 있다. 재미있는 것은 밥그릇은 하나만을 사용한다는 점. 특히 여성과 식사할 때는 주의해야 한다. 두 개의 밥그릇은 두 집 살림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수저로 빈 밥그릇을 두드리는 일은 절대 피할 것. 한국이나 중국이나 거지가 밥 빌어먹을 때 하는 행위이다. 먹다 남은 뼈나 가시 등을 테이블 위에 올려놓는 것은중국에선 결례가 아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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