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일융의 일본ㆍ일본야구] 마무리가 사는 법

  • 입력 2008년 7월 11일 08시 22분


일본프로야구에 세이브 개념이 정립되기 시작한 시기는 1970년대부터라 할 수 있다. 1974년 주니치의 호시노 센이치(현 일본 야구대표팀 감독)이 10세이브(15승 9패)를 성공시켜 처음 제정된 세이브 상을 차지했다. 이후 구원투수의 가치가 조금씩 조명받기 시작했다.

나 역시 요미우리 시절 마무리로도 던졌지만(1977, 78년 2년 연속 센트럴리그 세이브 1위를 차지했고, 통산 39세이브) 당시만 해도 선발은 경기를 완투하는 것이 당연하게 여겨졌다. 선발이 안 되는 투수나 불펜을 맡는 것으로 취급됐다. 불펜 투수는 연봉도 많이 안 올랐다.

1980년까지 스즈키 다카마사(통산 96세이브), 에나쓰 유타카(통산 193세이브)를 제외하면 두드러지는 마무리는 거의 없었다. 그러나 이후 투수 분업화가 중시되면서 사이토 다카시(전 요코하마, 현 LA 다저스), 사사키 가즈히로(전 요코하마), 다카쓰 신고(전 야쿠르트, 현 우리 히어로즈), 고바야시 마사히데(전 지바롯데, 현 클리블랜드) 등 걸출한 마무리가 배출됐다. 현재에는 한신의 후지카와 큐지와 주니치의 이와세 히도키가 양분하는 양상이다.

마무리는 컨트롤과 스피드의 겸비 외에 떨어지는 변화구를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후지카와도 직구로 각인돼 있지만 포크볼과 싱커와 슬라이더가 있다. 좌완인 이와세도 우타자의 몸쪽을 공략하는 싱커와 직구 컨트롤을 갖추고 있다.

과거의 최고 마무리를 봐도 사사키(252세이브)는 포크볼, 다카쓰(286세이브)는 싱커가 있었다. 한국과 대만 출신 마무리였던 선동열(전 주니치)과 가쿠겐지(전 주니치)도 빠른 직구 외에 다양한 변화구가 있었다.

다카쓰의 싱커는 한국 타자들이 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타자 몸쪽에 싱커를, 바깥쪽에 커브와 직구를 정교한 컨트롤로 뿌리는 다카쓰의 패턴은 한국에서도 통할 것으로 본다.

반면 야쿠르트 임창용은 잘 하고 있지만 떨어지는 변화구가 없다. 사이드암으로서 강속구와 슬라이더가 위력 있지만 싱커나 포크볼을 배우지 않으면 이제부터 고비가 올 것이다.

내년부터 임창용에 대한 분석이 집중될 것이기에 오프시즌에 스피드 감소를 각오하더라도 포크볼 장착을 하는 편이 맞다고 본다. 그러나 이는 누가 충고해서 될 일이 아니라 임창용 스스로 필요성을 느껴야 하는 부분이다.

김일융 스포츠동아 일본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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