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재킷의 주인은 신도 모른다” …PGA 마스터스 11일 티오프

  • 입력 2008년 4월 9일 08시 49분


‘우승자는 신이 점지해준다’는 마스터스. 골프계는 이제 마스터스 정국이다.

눈과 귀는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으로 온통 쏠리고 있다. PGA 투어의 시즌 첫 번째 메이저대회인 마스터스가 11일 오전(한국시간)부터 나흘 동안 열린다. 강력한 우승후보 타이거 우즈는 8일 내셔널골프클럽에서 연습라운드를 시작했다. 갤리러들도 연습 라운드부터 우즈를 따라다니며 그의 스윙을 카메라에 담기에 바빴다.

○ 왜 마스터스인가

마스터스는 골프의 그랜드슬램, 4대 메이저 대회 가운데 가장 먼저 열린다. US오픈, 브리티시오픈, PGA 챔피언십 등이 장소를 옮기며 대회를 열지만 마스터스는 조지아의 오거스타 내셔널골프클럽에서만 열린다. 또 우승자에게 그린재킷을 입혀주는 의례도 마스터스만의 전통이다.

다른 메이저 대회와 달리 많은 전통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는다. 11번홀(파4, 505야드) 12번홀(파3, 155야드) 13번홀(파5, 510야드)의 아멘코너, 수려한 풍광, 선수들을 괴롭히는 커다란 참나무, 아이크(아이젠하워) 연못, 호건 다리 등이 마스터스하면 으레 기억나는 랜드마크들이다.

1라운드 시작 전 전통의 시타, 전년도 챔피언이 메뉴를 선정하는 디너파티 등도 마스터스의 자랑이다. 마스터스는 첫번째 메이저 대회인 탓에 PGA 투어의 시즌 풍향계가 된다. 코스는‘골프의 신성’으로 통하는 보비 존스가 건립했고, 코스 디자인은 앨리스터 맥켄지가 맡았다. 코스 자체만으로도 세계에서 으뜸으로 평가받는다.

○ 우즈 때문에 바뀌는 마스터스 코스

마스터스의 코스 레코드는 1997년 타이거 우즈의 18언더파 270타다. 우즈는 마스터스 대회에서 4번 우승(1997년, 2001년, 2002년, 2005년)을 거뒀는데 모두 두 자릿수 언더파였다.

주최측 마스터스는 고민에 빠졌다. 메이저 대회 우승자의 스코어가 두 자릿수, 그것도 코스 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거두는 데는 문제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래서 세 차례나 전장을 늘렸고, 벙커와 장애물 등을 새로 추가했다. 이를 두고 골프 기자들은 ‘타이거 보강(Tiger proofing )’이라고 부른다. 골프 전통론자들은 코스 변경으로 보비 존스와 앨리스터 맥켄지의 정신이 훼손됐다며 마스터스 측을 비난하기도 한다.

현재 오거스터 내셔널골프클럽은 파 72에 7445야드다. 메이저 대회 코스 전장으로는 네번째로 길다. 올 6월 샌디에이고 인근에서 벌어질 US오픈의 토리파인스 남부코스가 7643야드로 가장 길다.

우즈가 우승을 거두지 않을 때는 97년 이후 비제이 싱(2000년)의 10언더파가 유일한 두 자릿수 언더파였다.

지난해는 무명의 자크 존슨이 마스터스 사상 세번째 1오버파 우승을 거뒀다. 실제 메이저 대회는 어려운 코스와 정신적 부담감 탓에 스코어가 저조해지는 게 매우 정상이다. US오픈은 언더파 우승자를 외면할 정도다. 그러나 우즈만은 예외다. 이번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인 우즈가 어떤 스코어를 낼 지가 궁금하다.

○ 마스터스 우승자는 국민적 영웅

2004년 PGA 투어에 데뷔한 자크 존슨을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그러나 지난 해 우즈와 레티프 구센, 로리 사바티니를 2타 차로 따돌리고 그린자켓을 입으면서 일약 스타가 됐다. 존슨은 옥수수로 유명한 아이오와의 시골 출신이다. 존슨은 현재 유명인이다. PGA 투어에서 대접도 달라졌다. 마스터스는 첫 번째 메이저 대회 우승이라 오랫동안 팬들의 기억에 남는다.

2003년 최초의 왼손 챔피언 마이크 위어도 캐나다에서 국민적 영웅으로 추앙받았다. 이 전까지 위어는 한명의 골프 선수에 불과했다.

한국의 최경주도 마스터스에서 우승할 경우 모든 게 달라진다. 최경주는 마스터스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였다. PGA 투어 10승보다 더 평가받는 게 메이저 대회 그것도 마스터스 우승이다.

LA |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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