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대만 저승사자’선동렬 또 하나의 신화 ‘와인드업’

  • 입력 2007년 11월 29일 03시 0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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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동렬 대표팀수석코치(왼쪽)가 고려대 2학년 때인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완투승을 거둔 뒤 한대화 삼성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선동렬 대표팀수석코치(왼쪽)가 고려대 2학년 때인 1982년 서울에서 열린 세계야구선수권대회 결승에서 일본에 완투승을 거둔 뒤 한대화 삼성 코치와 함께 기뻐하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한국의 세계 정상은 그의 어깨로 이뤄진 것이나 다름없다. 최대 난적인 미국을 비롯해 자유중국과 일본을 혼자서 요리했다. 29이닝을 던져 평균자책 0.31. ‘죽어도 마운드에서 죽으라’는 감독의 지시에 공 하나하나에 신경을 쓰며 필사적으로 던졌다고 했다.”(동아일보 1982년 9월 15일자 1면과 8면 중 일부)》

올림픽야구대표팀 선동렬(44·삼성 감독) 수석코치는 25년 전 ‘대만과 일본 킬러’였다. 고려대 2학년 때인 1982년 제27회 서울 세계야구선수권대회에서 그는 자유중국(현 대만)과의 경기에서 완봉승, 일본·미국과의 경기에서 완투승을 거두며 한대화(삼성 코치)와 함께 한국을 대회 첫 우승으로 이끈 주역이었다. 대회 최다승(3승)과 최우수선수는 그의 차지였다.

선 코치는 1985년 해태(현 KIA)에 입단해 11년간 146승 40패 132세이브에 평균자책 1.20을 기록했다. 1996년 일본 프로야구 주니치에 진출해 1999년 은퇴할 때까지 98세이브를 올리며 ‘나고야의 태양’이라는 애칭을 얻었다.

그는 지도자로서도 대만과 일본의 천적이었다. 한국의 4강 신화를 이룬 지난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 대표팀 투수코치를 맡아 대만을 2-0으로 이겼고 일본에 2승 1패를 기록했다.

그런 선 코치가 이번 올림픽 아시아 예선은 쉽지 않을 것 같다며 걱정스러워하는 눈치다. 박찬호(전 휴스턴)와 류현진(한화) 등 선발진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어 대만, 일본과의 경기에 누구를 선발로 할지 정하지 못한 상태.

하지만 선 코치는 “포기란 없다”고 했다. 12월 1일 대만과의 첫 경기에서 컨디션이 좋은 투수를 총동원해 대만을 잡겠다고 했다. 대만에 지면 2일 일본과의 경기가 더 큰 부담이 되기 때문이다.

“내가 선수 시절만 해도 웬만하면 완투가 기본이었다. 하루 만에 등판 지시가 떨어져도 마운드에 올랐다. 하지만 이제는 선발-중간계투-마무리로 분업화가 됐다. 아시아 예선에선 언제 어떤 투수를 투입하느냐가 승부수가 될 것 같다.”

‘대만 일본 킬러’ 선 코치가 아시아 예선에서 어떤 필승 비책을 풀어놓을지 궁금하다.

타이중=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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