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프로들의 5人5色 ‘스트레스 해소’ 취미생활

  • 입력 2007년 7월 28일 03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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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시즌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의 상반기에는 박남신(48·테일러메이드)의 ‘부활’이 두고두고 화제를 뿌렸다. 박남신은 지난달 금호아시아나오픈에서 7년간의 공백을 깨고 통산 21번째 우승컵을 안았다. 20대 돌풍이 거센 가운데 아들뻘 되는 후배들을 모두 제치며 건재를 과시했다. 교통사고를 당한 데다 지난해에는 투어카드(출전권)까지 잃어 퀄리파잉스쿨을 거치는 수모까지 겪었기에 더욱 값진 우승이었다. 이처럼 오랜 슬럼프를 극복할 수 있었던 데는 낚시의 힘이 컸다고 한다.

자유로운 성격에 두주불사로 알려진 박남신은 낚시광이다.

그의 승용차 트렁크에는 언제나 낚시 도구가 실려 있다. 골프 연습을 하다가도 갑자기 낚시 생각이 나면 다 접고 충주호 등 물가로 떠난다. 시즌 후반기가 다음 달 말 시작되기에 여유가 생긴 요즘은 1주일에 두세 번 낚싯대를 드리운다.

“찌를 바라보고 있으면 골프를 비롯한 세상만사를 다 잊을 수 있어요. 마음을 비우는 데 큰 도움이 됩니다.”

30년 넘게 낚시에 빠져 있는 박남신은 올 4월에 37cm짜리 토종 붕어를 잡은 게 자신의 최고 월척 기록.

“잡은 뒤에는 항상 다시 놓아 줍니다. 그래서 모처럼 우승도 했을까요. 허허∼.”

골프와 낚시는 비슷하다는 게 그의 얘기.

“막 달려든다고 골프 스코어가 잘 나오는 게 아니듯 낚시도 똑같아요. 초조하고 다급하다고 물고기를 건질 수 없죠. 그저 무심하게 찌를 쳐다보노라면 언젠가 채는 법이죠.”

세월을 낚는 박남신의 여유로운 모습에 고개가 끄덕여졌다. 박남신처럼 프로 골퍼들은 스트레스를 남다른 취미로 풀기 마련이다.

국내 투어의 간판스타인 ‘독사’ 최광수(47·동아제약)와 ‘부산 갈매기’ 신용진(43·삼화저축은행)은 난 전문가로 불린다.

최광수는 1990년부터 우연찮게 난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 한때 키우는 난 화분만 500여 개에 이를 정도로 빠져들었다. 수억 원어치에 이를 정도. 최광수는 “물도 주고 약도 주면서 정성을 들이는 재미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었어요. 아기를 키우는 것과 똑같아요. 기다리는 마음도 길러 주고…. 난을 키우면서 성적도 좋아졌죠.”

신용진은 경남 양산종고 원예학과 출신으로 학창시절부터 자연스럽게 난에 관심이 많았다. 골프 역시 고3 때 부산 동래골프장으로 잔디 실습을 나간 것을 계기로 클럽을 잡게 됐다.

분재와 화훼 등에 남다른 재주가 있는 신용진은 “낙엽 지고 앙상한 나뭇가지만 있는 겨울에도 난의 푸른 잎을 보면 생명력을 느낀다”고 예찬론을 폈다.

황성하(47)는 특이하게 테니스를 즐긴다. 테니스를 하다 골프 선수로 전향한 데다 부인 박양자 씨는 1986년 서울아시아경기대회 때 대표로 출전했으며 테니스대표팀 출신 모임인 마당회 회원. 매주 2, 3회 아파트 단지 내 코트에서 야간 테니스로 땀을 흘린다.

황성하는 “골프는 정적인 반면 테니스는 동적이라 많이 움직이고 운동효과도 큰 장점이 있다. 하체 단련과 순발력을 키우는 데도 좋다”고 말했다.

김종덕(나노소울), 박노석, 박부원 등은 박남신처럼 ‘강태공’ 계열.

김홍식(유성CC)은 한때 스킨스쿠버에 심취하기도 했다.

신세대 골퍼들은 선배들과 취미에서도 세대 차를 보인다.

‘괴물 신인’ 김경태(신한은행)는 학교(연세대)에 가서 당구를 치거나 컴퓨터 게임을 하고 집에서 음악 감상을 한다. ‘얼짱 골퍼’ 홍순상(SK텔레콤)은 애완견과 산책하거나 레이크 보드를 탄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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