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의 함성,황금사자는 기억한다…황금사자기 26일 개막

  • 입력 2007년 6월 25일 03시 0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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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가 열리는 서울 동대문야구장 앞. 매표소 주변은 경기 시작 3∼4시간 전부터 입장권을 사려는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고 암표상이 들끓었다. 야구장에 조금 늦게 입장하면 좌석을 포기해야 한다. 계단까지 관중이 들어찬 탓에 경기 도중에는 화장실에 갈 수도 없었다.’

1980년대 초반까지 동대문야구장의 풍경은 이랬다. 선린상고 박노준(현 SBS 해설위원)이 가수 전영록을 제치고 청소년 잡지 인기순위 1위를 차지하던 시절이었다.

‘한국야구의 메카’ 동대문야구장이 올해 11월 철거된다. 그 자리에는 공원이 들어설 예정이다. 1925년 10월 축구장과 함께 경성운동장으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는 동대문야구장은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것이다. 이에 따라 1947년 시작된 황금사자기도 61회가 동대문야구장에서 열리는 마지막 대회가 된다.》

내년부터는 어디서 황금사자기를 만날 수 있을까.

서울시와 대한야구협회는 최근 동대문야구장을 대신해 구로구 고척동 체육시설 용지 1만7400평에 국제 규모의 야구장을 짓기로 합의했다. 2만 석 규모에 문화공연장까지 들어선 복합공간으로 2010년 3월경 완공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고척동 구장이 완공되기 전까지 광진구 구의정수장과 양천구 신월정수장 용지 2곳에 야구장을 만들어 각종 대회를 열 계획이다. 7월 말 착공해 연말경 완공되는 이들 야구장은 관중석 규모를 700∼800석으로 줄이고 자연 지형을 살린 친환경 공간으로 만들기로 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고척동 야구장이 완공될 때까지 구의, 신월정수장과 목동, 잠실야구장을 함께 활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각종 대회 예선전은 구의정수장과 신월정수장 야구장에서, 결승전 등 주요 경기는 목동과 잠실야구장에서 다른 경기가 없는 날 진행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대한야구협회는 구의정수장과 신월정수장에 지어질 야구장 객석 규모가 동대문야구장(2만6800석)에 비해 적어 전국대회를 열기에 적절하지 않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황금사자기 등 전국대회가 열리면 7000만∼1억5000만 원의 입장 수익이 생기는데 구의정수장 야구장처럼 객석이 적은 야구장에서는 입장 수익을 낼 수 없다는 얘기다.

한 야구 관계자는 “목동야구장을 전국대회용으로 활용하려면 의자와 인조잔디 교체 등 보수가 필수적이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십억 원의 보수비.

야구 관계자들은 목동야구장의 보수비용을 정부와 서울시가 확보해야 한다고 하지만 서울시는 현재 목동야구장 시설로도 충분하다고 주장해 논란이 예상된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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