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 韓-日협력시대]축구 「새 주역」 대담

  • 입력 1996년 12월 31일 18시 15분


《새 아침이 밝았다. 97년은 오랜 라이벌 한국과 일본이 두 손을 맞잡고 인류 최고의 스포츠제전인 2002년 월드컵을 향한 역사적인첫 걸음을내딛는해. 한국의스트라이커 崔龍洙(최용수·안양LG)와 일본의 차세대 골게터 조 쇼지(城彰二·제프 유나이티드 이치하라). 오는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양국 대표팀 스트라이커로서 마음껏 그라운드를 휘저을 이들에게 올해는 그 의미가 남다르다. 지난해 11월14일 아사히신문 특별기편으로 최용수가 도쿄로 날아가 조 쇼지를 만났다. 애틀랜타올림픽 최종예선을 통해 이미 서로 친숙한 이들은 시종 따뜻한 분위기에서 월드컵공동개최에 대한 소감과 자신의 포부, 서로에 대한 인상 등 축구에 얽힌 많은 얘기를 나눴다.》 ―96년 3월 애틀랜타올림픽 최종예선 결승에서 한국이 2대1로 이겼는데 당시 서로에 대한 인상은…. 최〓조선수의 볼에 대한 집착력이 대단하다고 느꼈습니다. 특히 조선수가 터뜨린 오버헤드킥 골이 인상적이었고 앞으로 꾸준히 노력한다면 일본 최고의 스트라이커가 될 것으로 기대했지요. 조〓최선수의 페널티킥 결승골로 졌는데 그때 얼마나 슈팅이 빗나가길 바랐는지 몰라요. J리그에서 페널티킥을 여러차례 실패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최선수가 그처럼 긴장된 상황에서 차분하게 골을 넣는 모습이 기억에 남습니다. 청소년대표시절부터 최선수를 봐왔습니다만 장신으로서 뛰어난 헤딩능력을 갖춘데다 특히 스피드가 대단해요. J리그에 진출해 뛰어난 기량을 보여주었으면 합니다. ―월드컵 공동개최에 대해서…. 최〓양국 모두 단독개최를 원했지만 이제 공동개최로 결정이 된만큼 모두가 긍정적으로 받아들였으면 합니다. 또 이를 계기로 한국과 일본의 우호관계가 더욱 발전할 것으로 봅니다. 조〓한일간에는 스포츠뿐 아니라 모든 부문에서 경쟁심이 남다르지만 선수들의 경쟁의식은 다소 희박한 것 같아요. 시대가 많이 달라졌다는 얘기죠. 공동개최를 계기로 스포츠뿐 아니라 문화 등 여러 분야의 교류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두 선수 모두 스트라이커인데 만약 한팀의 투톱을 이룬다면…. 최〓좋은 아이디어입니다. 조선수는 제가 갖추지 못한 골 결정력이나 경기를 읽는 능력이 뛰어나 좋은 콤비가 될 겁니다. 축구는 서로 도와야 좋은 경기를 펼칠 수 있지요. 조〓주위에서 많이 얘기하지만 제가 가장 자신있는 것은 포스트 플레이입니다. 하지만 최선수만한 스피드를 지니지 못했기 때문에 투톱을 이뤄 최선수가 빈 공간으로 달려가 센터링을 하고 제가 가운데에서 골을 넣는 방식으로 하면 어떨까요(웃음). 조〓최선수는 스태미나가 대단한 것 같은데 도대체 무얼 먹고 그렇게 뛸 수 있는 겁니까. 최〓평소 체력 관리를 위해 애도 쓰지만 영양식에도 신경을 많이 씁니다. 특히 한약을 꾸준히 먹습니다. 조선수는 어떻게 체력관리를 하는지요. 조〓특별히 가리는 음식 없이 잘 먹습니다. 팀마다 전문 영양사가 있어 신경을 써주지만 경기 직전엔 주로 에너지를 낼 수 있는 탄수화물 식품을 많이 먹어요. 최선수처럼 보약을 먹지 않아 힘을 못쓰는 모양입니다(웃음). 최〓조선수는 외모에도 상당히 신경을 쓰는 것 같은데 평소에도 이렇게 멋지게 하고 다닙니까. 조〓축구 다음으로 패션에 흥미가 있습니다. 패션 공부도 하고 있고요. 한국에도 몇 번 가본 적이 있는데 좋은 옷가게가 있으면 양복 한벌 사고 싶어요. 최〓언제라도 한국에 오신다면 기꺼이 안내해 드리겠습니다. 〈정리〓李勳(동아일보)·다나카 모토유키기자(아사히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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