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항 ‘현대식 갑문’ 50주년… 토목문화유산 선정도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5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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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앞바다 조수간만 차이 커, 갑문 만들어 일정한 수심 유지
현대화 통해 대형 선박 드나들어
세계와 이어주는 물류 관문 역할
“경제 이끈 역사적 가치 알려야”

최근 준공 50주년을 맞은 인천항에 설치된 갑문을 대형 화물선이 통과하고 있다. 멀리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중구 영종도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보인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최근 준공 50주년을 맞은 인천항에 설치된 갑문을 대형 화물선이 통과하고 있다. 멀리 인천국제공항이 있는 중구 영종도와 연수구 송도국제도시를 연결하는 인천대교가 보인다. 김영국 채널A 스마트리포터 press82@donga.com
조수간만의 차이가 큰 인천항을 오가는 선박이 안전하게 통행하도록 수위를 조절하기 위해 만든 시설인 현대식 갑문(閘門)이 준공된 지 올해로 50주년을 맞았다.

갑문이 설치되면서 인천항은 한국과 세계를 잇는 해상물류의 관문 역할을 맡아 국내 산업 발전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1일 인천항만공사(IPA)에 따르면 인천항 갑문은 1974년 5월 풍광이 수려한 중구 월미산(해발 102m)과 소월미도 사이에 아시아 최대 규모로 준공됐다. 인천 앞바다는 최대 10m에 이르는 조수간만의 차이로 인해 썰물에 모랫바닥이 드러나 물때와 상관없이 항상 일정한 수심을 유지해 언제라도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갑문이 필요했다.

유압식 구동장치를 사용하는 ‘롤링 게이트’ 등과 같은 현대화 장비를 갖춘 갑문은 수로 형태의 수위 조절 시설인 2개의 갑거(閘渠)로 구성됐다. 특히 5만 t급 선박이 드나들 수 있는 갑문은 폭 36m, 높이 18.5m 규모로 길이는 363m다. 이에 따라 만조와 간조를 가리지 않고 대형 선박이 수시로 갑문을 통해 인천항에 드나들 수 있게 됐다.

갑문이 설치된 뒤 인천항에는 바다 면적 151만 ㎡ 규모 내항이 조성됐으며 하역 작업이 상시로 가능한 부두도 들어섰다. 그 대신 일제강점기인 1918년 설치된 인천항의 소규모 갑문 시설은 활용 가치가 사라지면서 대부분 철거됐다.

현대식 갑문이 들어서면서 인천항은 활기를 찾기 시작했다. 수도권 수출입 화물의 관문이자 중심 항만으로서 기능을 수행하며 경제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했다. 1970년대 연평균 경제성장률이 10%를 웃돌았고, 1980년대에 수출 100억 달러를 달성하는 데 크게 기여했다.

3월 대한토목학회는 준공 50주년을 맞은 인천항 갑문을 최근 ‘대한민국 토목 문화유산’으로 선정했다. 현대식 갑문 건설 사업이 국내 건설 기술력을 선도한 프로젝트로 우리나라 수출입 물류를 담당하며 경제 발전에 크게 이바지했다는 것이다. 대한토목학회는 “인천항 갑문은 해외의 우수 기술을 벤치마킹해 건설된 국가 기반 시설로 세계 6번째로 건설된 아시아 최대 규모 토목사업이었다”고 평가했다. 또 “토목공사 측면에서도 인력에 의존하던 기존 방식과 달리 크레인과 굴착기, 착암기 등과 같은 현대적인 장비가 대량 동원돼 항만의 기계화 시공을 알렸다”고 설명했다.

IPA와 인천지방해양수산청은 인천항 갑문의 역사적 의미를 기념하기 위해 10일 갑문 일원에서 준공 50주년 기념행사를 열었다. 토목문화유산 지정을 기념하는 조형물 제막식을 열고 갑문에서 근무하다가 퇴직한 직원들에게 감사패를 전달했다.

이경규 인천항만공사 사장은 “우리나라 경제 발전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한 인천항 갑문의 역사적 가치를 지속해서 알려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갑문

수위가 다른 두 개의 수면 사이를 선박이 안전하게 통행하도록 만든 시설로, 하천 등의 운하에 설치된 갑문과 항만에 설치된 갑문으로 나눌 수 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인천항#현대식 갑문#50주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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