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차별폭행에 식물인간 된 딸” 부모 호소에도 사과 없던 가해자 징역 6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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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4년 5월 2일 15시 4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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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커뮤니티
사진=온라인커뮤니티
중학교 동창생을 무차별 폭행해 식물인간 상태에 이르게 한 20대 남성에게 징역 6년이 선고됐다.

전주지법 군산지원 제1형사부(정성민 부장판사)는 2일 중상해 혐의로 기소된 A 씨(20)에게 징역 6년을 선고하고 법정구속 했다.

A 씨는 지난해 2월 6일 부산시의 한 숙박업소에서 중학교 동창인 B 씨(20)를 밀치고 폭행해 다치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B 씨는 A 씨의 폭행으로 목을 크게 다쳐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현재 식물인간 상태가 됐다.

이날 재판부는 “피고인의 범행으로 당시 19세에 불과했던 피해자는 식물인간이 됐다. 피해자의 생존을 위해서는 인공호흡기와 타인의 보조가 전적으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사건 이후 1년 3개월이 지났는데 피해자와 그 부모에게 진심으로 사죄했다면 피고인은 매달 노동을 통해 피해자의 치료비를 지원할 수 있었음에도 그동안 피해복구 노력조차 시도하지 않았다”고 A 씨를 꾸짖었다.

재판부는 또 “피고인은 선고 직전 피해자의 어머니와 3000만원에 합의를 시도했으나 거절당하자 이를 형사 공탁했다. 피해자의 어머니가 공탁금 수령을 거부하고 엄벌을 탄원하고 있는 점으로 미뤄 범행 후 정황도 좋지 않다”고 설명했다.

재판에 앞서 B 씨의 모친은 지난달 5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 친구들과 부산 여행을 간 외동딸이 A 씨의 폭행으로 인해 식물인간이 됐다는 안타까운 사연을 게재해 안타까움을 자아낸 바 있다.

해당 글에서 그는 “2023년 2월 6일 절친들과 즐겁고 행복한 마음으로 부산여행을 간 예쁘고 착한 제 딸아이가 친구의 폭행으로 인해 외상성 경추 두부성 뇌출혈로 현재 사지마비 식물인간 상태”라며 폭행을 당한 딸의 사진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44kg의 연약한 여자를 178cm의 건장한 남자아이가 한 번도 아닌 두 번 머리를 가격해 저희 딸은 옆 탁자에 경추를 부딪치며 머리가 바닥으로 떨어졌다”며 당시 상황이 담긴 사진도 함께 공개했다.

모친은 검사가 징역 5년을 구형한 것을 두고는 “1년간을 편히 일상생활 하며 술 마시고 피시방 다니며 게임하는 그 나쁜 놈의 소식을 들으며 참고 참은 대가가 고작 5년이다. 앞으로 저희 딸 목숨은 길어야 2~3년이라는데 세상에 아무리 우리나라 법이 X같아도 이건 아니다”라며 분개했다.

이어 “딸애 아빠는 아이가 잘못되는 순간 바로 아이 품에 안고 하늘나라에 같이 간다고 한다. 자식이라고 딱 하나인 보석 같고 목숨 같은 세상 소중한 딸 애지중지 키웠는데, 20년 전 아기 똥기저귀를 갈아주고 지금 다 큰 자식 똥기저귀를 갈아주는 심정 느껴보셨나? 정말 피눈물 난다”고 토로했다.

끝으로 그는 “예쁘게 꽃처럼 피워가며 살아야 할 소중한 아름다운 젊음의 시작인데 작은 봉우리조차도 맺지 못하고 송두리째 빼앗아 간 놈, 그리고 행복해야 할 한 가정을 쑥대밭으로 만든 이 범죄자는 꼭 엄벌을 받아야 제2의 피해자가 또다시 생기지 않는다고 생각한다”며 A 씨에 대한 엄벌을 호소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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