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화석연료에 연평균 13조 원 투자… 전 세계 2위 ‘불명예’

  • 동아일보
  • 입력 2024년 4월 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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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기관의 공적금융 투자금액
액화천연가스 운송사업 비중 커
청정에너지 투자는 10%도 안돼
화석연료 투자국 1위는 캐나다

국내 금융공기업 등이 최근 3년간 화석연료 사업에 투자한 규모가 전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크다는 미국 기후단체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싱크탱크 기후솔루션은 8일 미국 환경단체 오일체인지인터내셔널이 주요 국가의 화석연료 금융 현황을 조사한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수출입은행과 한국무역보험공사, 한국산업은행, 한국국제협력단(KOICA·코이카) 등은 2020∼2022년 화석연료 사업에 300억 달러(약 40조5000억 원)를 투자했다. 연평균 투자 금액이 100억 달러(약 13조5000억 원)에 달한다. 국내 금융공기업 등이 가장 많이 투자한 화석연료 사업은 가스(84%)였는데 대체로 액화천연가스(LNG) 운송 사업에 집중됐다. 석탄(6%), 석유(2%) 등이 뒤를 이었다. 정부는 2021년 신규 석탄발전 사업에 공적 금융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반면 태양광과 풍력 등 청정 또는 재생 에너지에 투자된 규모는 연평균 8억5000만 달러(약 1조1500억 원)에 그쳤다. 화석연료에 투자된 금액의 10%에도 못 미친 것이다.

화석연료 사업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는 캐나다였다. 한 해 평균 약 110억 달러(약 14조8500억 원)를 투자한 것으로 조사됐다. 캐나다는 2022년 말 ‘청정에너지 전환 파트너십’에 서명하며 해외 화석연료 사업에 공적 금융 지원을 중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같은 조사에서 화석연료 투자국 1위였던 일본은 연평균 지원액이 105억 달러(약 14조2000억 원)에서 70억 달러(약 9조5000억 원)로 줄며 3위로 내려왔다. 일본의 청정 에너지 투자 규모는 연평균 23억 달러(약 3조1000억 원)로 한국의 3배 수준이다.

오동재 기후솔루션 석유가스팀장은 “이런 추세라면 한국이 화석연료 사업에 가장 많이 투자한 국가에 오를 수도 있을 것”이라며 “동시에 다른 선진국들과 비교할 때 청정 에너지 산업 경쟁력은 뒤처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예윤 기자 yeah@donga.com
#화석연료#전 세계 2위#청정 에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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