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폐 주차’ 포르쉐 차주, “딱지 붙인 경비원 퇴사시켜라” 으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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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12월 13일 16시 1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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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서울 강남구의 한 아파트에서 포르쉐 차주가 불법주차 경고장을 붙인 경비원을 상대로 법적대응을 시사해 공분을 사고 있다.

최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아파트 불법주정차. 경비원 상대 입주민 갑질 폭로’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글 작성자에 따르면 지난 6일 이 아파트 동 입구에 불법 주차된 차량으로 인해 택배차량 및 유모차, 휠체어 이동이 불가능해져 많은 이들이 불편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아파트 경비원 A 씨는 이날 오전 5시 50분 출근길에 포르쉐 차량이 아파트 동 입구를 막고 있는 걸 목격했지만 이른 시간인 것을 감안해 차주 B 씨에게 바로 전화를 걸지는 않았다.

하지만 출근시간이 다가오면서 다른 입주민들의 불편이 제기됐고, 결국 A 씨는 차주 B 씨에게 차량 이동을 부탁하기 위해 전화를 걸었지만 B 씨는 받지 않았다. 결국 A 씨는 B 씨의 집을 찾아갔지만 B 씨는 “새벽에 들어왔는데 아침부터 차를 빼라고 한다”고 화를 내며 다시 집으로 들어갔다.

B 씨는 이날 오후 1시 30분경 A 씨에게 문자 메시지를 보내 “주차 공간이 없어서 우리 집 입구에 주차해 놨는데 뭐가 문제냐. 새벽 2시에 일이 끝나서 3시에 잠들었는데 이른 아침부터 자는 사람 깨워서 차 빼라고 한 거 사과하지 않으면 한 달이건 1년이건 차를 안 빼겠다”고 했다.

아들보다 어린 젊은 사람에게 삿대질과 반말을 들은 A 씨도 화가 나 “마음대로 하라”고 말했고, B 씨는 정말로 차량을 며칠 째 방치했다. 이에 불편을 겪게 된 주민들의 항의도 더욱 거세졌다.

A 씨는 일을 해결하기 위해 B 씨에게 연락했지만 부재중이었다. 이에 A 씨는 “제가 모든 면에서 잘못했다”며 “주민들 불만이 아주 많다. 모든 것을 용서하시고 차량 이동 간곡히 부탁 드린다”는 내용의 문자를 두 번 남겼지만 답장은 없었다.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사진=온라인 커뮤니티


차주는 경비원이 무릎 꿇고 사과하지 않으면 차를 이동할 생각이 없다며 A 씨가 직접 사과문을 적어 차량에 붙여놓으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후 참다못한 입주민들이 11일 정식으로 민원을 접수했고, 관리실 측은 차량에 불법주정차 스티커를 붙였다. 같은 동에 사는 주민도 불편함을 호소하는 글을 차량에 부착했다.

그러자 차주 B 씨는 본인 차량에 스티커를 부착한 것에 화를 내며 오히려 A 씨를 경찰에 신고하겠다고 했다. 또한 10년 동안 근무한 A 씨를 퇴사 처리하지 않으면 차량을 절대 움직이지 않겠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B 씨가 A 씨에게 보낸 문자 메시지에는 “앞 유리 전면 교체, A필러 교체 후 민사 소송을 걸겠다”며 “사과문 붙이라고 했지 경고문 붙이라고 했냐. 안하무인 같은 소리 한다. 사과할 마음도 없어 보이니 차량 손상 건에 대해서는 손해배상 소송하겠다. 차단할테니 더 이상 연락 말라”라고 적혀있었다.

그러면서 “좋게 해결하려고 사과문 붙이라 하고 가서 확인하니 경고장이랑 스티커 덕지덕지 붙여놓고 안하무인? 제정신이냐. 알아서 하시라”라고 으름장을 놓기도 했다.

한편, B 씨의 행위는 일반교통방해죄나 업무방해죄 등으로 형사 처벌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2018년 인천 송도에서 한 50대 여성이 아파트 주차장 입구를 7시간 동안 차로 막아 일반교통방해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바 있다.

당시 이 여성도 주차 위반 스티커를 붙여 화가 난다는 이유로 이 같은 일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재판부는 당시 아파트 1100여 가구가 큰 불편을 겪었다며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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