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증∙응급 환자 ‘골든아워’ 지키는 ‘의료 마이 데이터’ 눈길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2월 7일 17시 3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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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응급 의료 정보 전달 시스템 구조. 부산대학교병원 제공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응급 의료 정보 전달 시스템 구조. 부산대학교병원 제공


최근 구급차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로 인해 환자가 치료받아야 할 골든아워를 놓쳐 사망한 사건이 발생하는 가운데, 중증·응급 환자의 ‘골든아워’를 지킬 수 있는 의료 정보 시스템이 발표돼 눈길을 끌고 있다. 부산대학교병원이 지난 1일, ‘2023 대한의료정보학회 추계학술대회’에서 발표한 의료 마이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응급의료 정보전달 시스템’이 바로 그것.

부산대학교병원에 따르면 응급 환자가 제 때 치료를 받지 못하는 이유는 두 가지다. 하나는 구급차가 응급실을 찾지 못해 헤매는 ‘응급실 뺑뺑이’다. 중환자 병상이 부족하거나 해당 환자를 수술할 전문의가 없어 발생하는 응급실 뺑뺑이 사망 사고가 해마다 늘고 있다. 또 다른 하나는 환자 정보의 부재다. 실제로 위급 상황에 처한 환자는 본인의 신원이나 보호자 연락처, 건강상의 특이 사항 등 중요 정보를 구급 대원에게 전달하기 어렵고 최적 이송 병원 선정에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의료진도 환자의 기저 질환을 파악할 수 없어 환자 사망률이나 장애율이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응급 의료 시스템이 해결책으로 떠오르고 있다. 의료 마이데이터란 여러 병원에 흩어진 개인의 진료 기록이나 건강 정보를 한곳에 모아 조회하고 관리할 수 있는 서비스다. 환자 개인이 데이터의 주권을 가지고 건강을 관리할 수 있어 더욱 각광받고 있다.

부산대병원이 발표한 ‘응급 의료 정보 전달 시스템’은 환자의 진료 이력을 미리 확인해 빠르고 효과적인 응급처치가 가능케 한다. 또한 퇴원 환자를 지속해서 관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해 1, 2차 병원에서 상급 종합 병원으로 진료 의뢰 시, 제출할 진료 기록을 손쉽게 확인할 수 있다. 돌봄 환자의 경우 미리 환자의 병력을 확인해 맞춤형 돌봄 서비스도 가능하다.

해당 사업 연구 책임자 성상민 부산대병원 교수는 “고령자 비율이 높은 부산, 경남권의 중증∙응급 환자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며“향후 다양한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서비스로 지역 의료 현안 해결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발표를 진행한 김수범 한국보건산업진흥원 마이의료데이터팀 팀장은 “보건복지부가 개발한 ‘나의건강기록 앱’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정식 서비스 오픈 이후 85.2%의 사용자가 서비스에 만족하고 있다”며 “의료 마이데이터 활용 서비스에 대한 국민의 기대치가 높을 것으로 판단되며, 향후 전 국민이 의료 마이데이터를 활용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도록 기술적, 제도적 체계 구축 마련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지희수 기자 heesuj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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