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피플 in 뉴스]AI 규제 필요성 주장한 ‘챗GPT’ 개발자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1월 10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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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배우 톰 크루즈가 주연한 영화 ‘미션 임파서블 7―데드 레코닝’에서 강력한 악당으로 나온 건 인간이 아닌 ‘엔티티(The Entity)’라는 인공지능(AI)이었습니다. AI 혁명이 가져올 잠재적 위험에 대한 우려를 영화로 형상화한 셈이지만 영화 속 상상만은 아닙니다. 3초 만에 목소리를 복제해 전체 대화를 가짜로 만들어내는 놀랍고 무서운 기술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습니다.

실제로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오픈(open)AI와 같은 거대 정보기술회사(빅테크)들은 범용 인공지능(AGI)뿐만 아니라 초인공지능(ASI) 도달도 머지않았다고 말합니다. 이 중 인간의 지적 능력을 완전히 뛰어넘는 ASI가 앞으로 어떤 결과물들을 만들어낼지 지금의 우리 능력으로는 가늠조차 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챗GPT를 개발한 오픈AI의 최고경영자 샘 올트먼(38·사진)이 AI 규제의 필요성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올트먼은 올 5월 미국 상원의 ‘AI 청문회’에 나와 ‘민주적 가치에 의해 AI가 개발되어야 한다’면서 미국 정부가 추진할 정책 방향을 제시했습니다. 그는 AI 규제 기준을 정하고 AI 개발 기업에 일종의 라이선스를 부여하는 별도 정부 부처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또 국제적으로는 원자력개발기구와 같은 국제 AI 기구를 만들자고 했습니다. 이전에도 그는 AI가 인쇄술과 같이 인류 문명을 획기적으로 끌어올리는 신기술이 될 수도 있지만 원자폭탄과 같은 위험한 무기가 될 수도 있다고 경고해 왔습니다.

사실 챗GPT라는 신기술(?)을 개발한 빅테크 CEO의 발언치고 상당히 이례적이긴 합니다. ‘비행기 추락사고(AI라는 재앙)에서 세계를 구한 인물로 우상화되고 있다’는 기사까지 나온 걸 보면요. 하지만 올트먼의 주장이 지극히 ‘자기 회사의 이익’을 도모한다는 비판도 만만치 않습니다. 올트먼식 규제의 핵심은 AI 개발과 관련해 정부가 일정 라이선스를 부여하자는 겁니다. 이렇게 되면 당연히 대규모 법무팀이 꾸려져 있고 기술적 우위를 가지고 있는 오픈AI 같은 기존의 빅테크들이 유리할 수밖에요. 올트먼이 후발 주자들의 AI 개발을 견제하는 게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름 타당해 보입니다.

어쨌든 오픈AI가 ‘AI가 지닌 위험성에 대비할 팀’을 구축했다는 소식이 들립니다. 오픈AI 측에 따르면 이 대비팀은 AI가 저지를 수 있는 치명적인 위험을 예측하고 추적, 보호하는 것을 목표로 합니다. 또한 AI 스스로 복제하고 변형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는 ‘자율 복제’나 자칫 무기로 사용되면서 발생할지도 모르는 ‘화학적, 생물학적, 방사능적 위협’에도 대응한다고 합니다.

인류가 이제까지 개발한 모든 기술이나 문화가 그러했듯 AI 역시 양날의 검입니다. 이에 대한 강력한 규제 및 윤리적인 통제가 전 인류의 과제로 떨어진 건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이의진 누원고 교사 roserain9999@hanmail.net
#톰 크루즈#미션 임파서블#엔티티#챗gp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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