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행버스 타고 첫 현장체험학습 다녀왔어요”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10월 1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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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거리 이동 어려운 특수학교에
인천공항공사서 전세버스 지원
올해 134개교 250대 운영 예정
휠체어 탑승 가능한 특수버스도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6일 인천의 한 특수학교를 찾아 학생과 함께 동행버스에 부착할 손도장을 찍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이 6일 인천의 한 특수학교를 찾아 학생과 함께 동행버스에 부착할 손도장을 찍고 있다. 인천국제공항공사 제공
5일 인천 연수구에 있는 공립특수학교인 인천연일학교에 고마운 버스가 도착했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이 학교에 다니는 학생들이 현장체험학습을 떠날 때 편안하게 이용할 전세버스를 보내준 것. 1997년 개교해 지적장애가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유치원과 초중고교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있는 이 학교의 재학생은 250여 명에 이르지만 전용버스가 없었다.

이날 재학생 60명은 버스를 타고 경기 의왕시에 있는 철도박물관을 찾아가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무사히 학교에 돌아왔다. 정영남 교장은 “학생들이 안전하게 현장체험학습을 다녀올 수 있도록 지원해 준 인천공항공사에 감사드린다”며 “내년에도 사업이 계속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인천공항공사가 마땅한 교통수단이 없어 체험학습 기회가 부족했던 인천지역 장애학생을 위한 전세버스 지원사업에 나섰다.

인천에 거주하는 인구 298만여 명 가운데 장애인으로 등록된 인구는 전체 인구의 약 5.1%인 15만여 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공사립 특수학교 10곳에 1946명이 재학 중이다. 일반학교 509곳의 특수학급(793학급)에도 4096명이 다니고 있다.

하지만 인천지역 장애인들이 이용할 교통수단은 턱없이 부족한 게 현실이다. 한국장애인단체총연맹이 ‘2023년 전국 시도별 장애인 복지·교육 비교조사’를 실시한 결과 인천의 장애인 특별운송수단 운영 수준은 81.5%로 전국 최하위 수준(전국 평균 219.1%)으로 나타났다. 게다가 인천의 특수학교 10곳이 운행하는 차량은 7대에 불과해 부산(15개교, 53대)이나 광주(5개교, 8대), 대전(6개교, 14대) 등 주요 광역자치단체에 비해 특수학교의 소유 차량이 부족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특수학교 재학생들이 체험학습과 같은 외부활동에 나서고 싶어도 전용차량과 예산이 부족해 이용하기 불편한 대중교통이나 일반 전세버스 등을 이용할 수밖에 없었다. 인천공항공사는 이런 현실에 착안해 장거리 이동이 어려워 좀처럼 외부활동에 나설 수 없었던 장애학생을 위한 전세버스인 ‘인천공항 동행버스’를 보내주기로 했다.

지난달 특수학교 10곳과 특수학급을 운영하는 일반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동행버스 이용 신청을 받아 134개교에 버스를 지원하게 된다. 12월까지 이들 학교에 체험학습 이동차량으로 250대를 지원하면 4500여 명이 이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교통안전 교육을 받은 특수아동 전문 활동보조사를 모든 버스에 동행시켜 학생들의 안전한 외부활동을 도울 예정이다. 또 신체 장애가 있는 학생이 포함된 경우 휠체어 탑승이 가능한 장애인 특수버스를 배차해 안전하고 편안한 환경에서 현장학습을 다녀올 수 있도록 배려하기로 했다.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은 “공기업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동행버스 지원사업을 결정했다”며 “장애가 있는 어린이와 청소년들이 다양한 경험을 쌓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동행버스#특수버스#인천국제공항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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