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섭 26년 지기 측근 “정진상 좌지우지 할 수 있는 사람”

  • 뉴시스
  • 입력 2023년 8월 30일 14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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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섭과 호형호제하는 측근 증인신문
"김인섭 별건 구속 때 정진상과 면회"
"김인섭, 성남시 비선조직에 포함돼"
2015년 이재명이 축의금 낸 자료 공개
'李-金 관계 두절'에 대해 "들은 적 없어"

‘백현동 개발 비리 의혹’의 핵심 로비스트로 지목된 김인섭 전 한국하우징기술 대표의 재판에서 김 전 대표가 측근에게 보낸 옥중서신 내용이 공개됐다. 또 김 대표가 성남시의 ‘비선조직’이었다는 증언도 나왔다.

3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김옥곤)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알선수재) 혐의로 기소된 김 대표의 5차 공판에서 김진성 진성이앤디 대표의 증인신문을 진행했다.

김 대표는 김 전 대표와 호형호제하는 26년 지기로 알려져 있는데, 김 전 대표가 다른 사건의 알선수재 혐의로 수감 중이던 2015년 4월께부터 약 1년간 김 전 대표의 옥중서신을 외부에 전달한 인물로 꼽힌다.

검찰은 서신 내용 중 ‘’2층 정‘이 오면 사안 별로 모든 문제를 내가 출소 후에 결정토록 하자고 할 것이네“라는 부분을 언급하며 ’2층 정‘에 대해 정진상 전 민주당 정무조정실장이 면회를 온다는 의미냐고 물었고 김 대표는 ”네“라고 답했다.

김 대표는 또 당시 성남시장이었던 이 대표가 정 전 실장을 통해 고민거리 등에 대한 의견을 물어왔고, 김 전 대표가 의견을 말해줬다는 취지의 말을 종종 했다는 취지의 증언도 내놨다.

그는 ’당시 성남시는 제도권 최측근으로 정진상, 비제도권 최측근으로 김인섭이란 말이 통용됐나‘라는 검찰 질문에 ”제도권 안팎이란 표현은 이상하지만 비선조직과 (공식)조직으로 표기되고 있었다“며 ’비선조직‘에 김 전 대표가 포함된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검찰 조사에서 김인섭에 대해 ’정진상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사람‘, ’정진상에게 말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사‘, ’이재명 곁에 정진상 꽂아준 사람‘ 등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그는 이날 검찰이 ”진술 내용 모두 사실이냐“고 묻자 ”사실이다“라고 대답했다.

검찰은 김 전 대표가 오직 이 대표, 정 전 실장에 청탁해 정바울 아시아디벨로퍼 대표의 사업이 유리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한 것이냐고 물었고 김 전 대표는 ”네“라고 대답했다.

이날 법정에선 2015년 4월께 김 전 대표 딸의 결혼식에 70여명의 성남시 공무원이 축의금을 냈다는 자료도 공개됐다. 해당 자료에는 이 대표를 포함해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 등 성남시 고위공무원이 이름을 올렸다.

이와 관련해 검찰이 ”인섭은 단 한번도 성남시 및 성남시 산하기관에서 일한 적이 없는데, 이렇게 다수의 성남시 공무원들 김인섭 딸 축의금을 낸 이유가 뭐냐“고 하자. 김 전 대표는 ”그 만큼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생각한 것 같고 어떤 영향력 행사할 수 있다고 나름 판단해서 그런 것 같다“고 말했다.

백현동 의혹이 제기된 이후 2021년께 이 대표 측은 김 전 대표와 관계가 끊긴 지 10년 됐다며 김 전 대표와의 연관성을 부인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이에 대해 김 대표는 ”그렇게 들은 적 없다“고 말했다.

김 전 대표는 2015년 9월부터 지난 3월까지 백현동 개발사업 관련 인허가를 청탁 또는 알선한 명목으로 정 대표로부터 77억원 및 5억원 상당의 함바식당 사업권을 수수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백현동 사업 인허가 과정에서 이 대표와 정 전 실장과 친분이 두터운 김 전 대표가 특정한 역할을 했다고 보고 있다. 백현동 아파트 개발사업은 이 대표가 성남시장 시절 경기 성남시 분당구 소재에서 진행된 사업이다.

부동산 개발업체 아시아디벨로퍼는 2014년 옛 한국식품연구원 부지에 아파트를 짓기 위해 성남시에 2단계 부지 용도를 요청했으나 거부됐고, 이듬해 1월 김 전 대표를 영입한 뒤 사업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성남시는 4단계 용도 상향을 승인하고 높이 50m 규모의 옹벽 설치를 허가했고, 아시아디벨로퍼는 3000억원대 분양 수익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인허가 과정에서 2006년 이재명 캠프 선거대책본부장을 지냈던 김 전 대표가 ’로비스트‘ 역할을 하고, 그 대가로 금품 등을 수수했다고 보고 있다. 한편 정 대표도 백현동 개발사업 과정에서 약 480억원 상당을 횡령·배임한 혐의 등으로 재판을 받고 있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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