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요금 너마저”… 부산시 대중교통 요금 인상에 시민들 한숨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8월 2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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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이후 10년 만에 요금 인상
市 “운영 적자로 재정 부담 심각”… 청소년 요금 동결-어린이는 무료
교통비 月 4만5000원 이상 지출 땐, 지역화폐 ‘동백전’으로 돌려받아

부산시 직원들이 17일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서 ‘동백패스’를 홍보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부산시 직원들이 17일 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에서 ‘동백패스’를 홍보하고 있다. 부산시 제공
“물가가 너무 오르는데 답답합니다.”

19일 오후 부산도시철도 1호선 서면역 대합실에서 만난 대학생 김장선 씨(24)는 부산시의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에 대해 “돈 몇백 원이 문제가 아니라 물가가 너무 한꺼번에 오르는 게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동래구에 사는 50대 주부도 “요즘 물가가 너무 올라 외식은커녕 장보기도 부담스럽다”며 “전기요금, 난방비, 택시비도 올랐는데 뭘 또 올리느냐”고 따졌다.

● 시내버스 350원, 도시철도 300원 인상


부산시는 18일 물가대책심의위원회를 열고 대중교통 요금 인상안을 확정했다. 성인 기준 시내버스 요금은 교통카드 결제 시 1200원에서 1550원으로 350원 오른다. 시는 400원 인상안을 제출했지만 물가대책심의위원회는 시민 부담을 고려해 인상 폭을 50원 하향했다.

마을버스 요금도 각 구군이 최대 350원 이내에서 인상 폭을 결정하기로 했다.

다만 시내버스와 마을버스 모두 청소년(중고등학생)은 동결하기로 했다. 어린이(초등학생)는 교통카드를 사용하면 지금처럼 계속 무료이고, 현금이면 400원을 내면 된다. 인상안은 10월 6일부터 적용된다.

그뿐만 아니라 도시철도 요금은 300원 오른다. 다만 10월 6일 먼저 150원을 인상하고, 내년 5월 3일 추가로 올린다. 이에 따라 10월부터 교통카드 기준 성인 요금은 1구간 1450원, 2구간 1650원이 된다. 청소년 요금은 동결하고, 어린이 요금은 무료로 전환하기로 했다.

부산 시내버스 요금이 오르는 건 2013년 11월 이후 10년 만이다. 도시철도는 2017년 5월 이후 6년 만이다. 대중교통 운영 적자로 인한 재정 부담이 심각해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게 부산시 입장이다.

그동안 버스·지하철 환승할인제, 무임 혜택의 노령인구 증가, 인건비 상승, 시내버스 장거리 노선 증가 등으로 적자가 가중됐다는 것. 시에 따르면 지난해 대중교통 운영 적자는 7098억 원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코로나 사태 이후 대중교통 이용률이 크게 떨어진 데다 인건비는 크게 오르는 등 여러 요인으로 재정 적자가 가중돼 요금 인상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 대중교통 통합할인제 ‘동백패스’


부산시는 시민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대중교통 통합할인제 ‘동백패스’를 최근 도입했다. 월 4만5000원 이상 대중교통 요금을 지출하면 초과분을 지역화폐인 동백전으로 돌려주는 제도다. 월 최대 4만5000원까지 돌려받을 수 있다. 부산시 관계자는 “대중교통 이용률 상승과 지역 상권 활성화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겠다”고 설명했다.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시내버스 노선도 대폭 조정한다. 시는 올 하반기 용역에 착수해 2025년 노선 개편을 단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하나의 플랫폼으로 다양한 교통수단 검색, 최적의 경로 안내, 원스톱 예약·결제가 가능한 통합 모빌리티 서비스(MasS)를 구축하고, 도시철도 1호선과 2호선의 일부 구간 연결도 추진한다.

부산버스조합도 서비스 품질을 더 높이겠다고 밝혔다. 조합 관계자는 “올 하반기(7∼12월) 부산에선 처음 수요응답형버스(DRT)를 선보이고, 버스로 대기 질을 실시간 측정해 결과를 승객에게 보여주는 서비스를 전국 최초로 준비하고 있다”며 “보다 편리하고 안전한 ‘시민의 발’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
#부산#대중교통#요금 인상#동백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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