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샘근무, 발암물질인거 아세요?…“아스파탐보다 해로워”

  • 뉴시스
  • 입력 2023년 7월 15일 08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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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O “야근은 2A군(발암추정물질)” 분류
국내외서 교대 근무시 건강 위해 확인

올 초 유명 상거래 기업에 첫 출근한 60대 근로자가 야간 근무 도중 숨졌다. 앞서 2015년에는 50대 학교 경비원이 밤샘 근무 도중 숨졌고, 2021년에도 밤샘 근무를 한 70대 의사가 병원 당직실에서 의식을 잃은 채 발견됐으나 끝내 눈을 뜨지 못했다.

15일 의료계에 따르면 지난 2007년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는 야간 교대 근무를 2A군(발암추정물질)으로 지정하며 위험성을 경고했다.

2A군은 최근 발암물질로 분류된 아스파탐(2B·발암가능물질)보다 한 단계 높은 수위다. 그만큼 밤샘 교대 근무가 건강에 해롭다는 의미다.

이를 뒷받침하듯 야간 교대 근무의 위험성을 연구한 논문은 끊이지 않고 있다.

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연구팀은 3교대 근무를 하는 간호사 23명을 대상으로 주간 근무 일정과 야간 근무 일정에 맞춰 근무시간대와 수면시간대에 혈압을 측정했다. 그 결과 “야간교대근무는 향후 심혈관계에 위해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화순전남대병원 직업환경의학과 연구팀은 경우 장기간 야간교대 근무한 근로자들의 심장영상을 분석한 결과 주간 근로자보다 동맥경화의 위험성이 높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야간 교대 근무자는 상대적으로 수면의 질도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술저널 ‘인적자원개발연구’에 게재된 논문 ‘교대근무자의 야간근무가 수면과 사회생활에 미치는 영향분석’을 살펴보면 교대근무자들의 수면은 이상적으로 생각하는 수면과 습관적 수면과는 차이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수면의 질은 대체적으로 좋지 않은 수준이었다”고 밝혔다.

해외에서도 관련 연구가 속속 이뤄지고 있다. 캐나다 퀸즈대학은 영국 컬럼비아 암연구기관과 공동 연구를 통해 야간 근무와 유방암의 상관 관계에 대해 밝혔다.

기존 많은 연구에서도 야간 근로가 유방암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는 많았으나, 이번 연구에서 야간 근로의 시간, 패턴, 영향력 등을 좀 더 세부적으로 분류해 연관성을 파악하였다.

특히 과거 야간 근로자 대상으로 실험에 참가한 그룹은 간호사가 전부였으나 이번에는 대상군의 직업, 연령, 근속연수 등을 다양화했다.

연구 결과 야간 근무를 30년 이상 한 여성 근로자의 경우 유방암 발병률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야간 근로로 인한 멜라토닌, 수면 부족, 신체리듬 악화, 비타민 D 부족 등이 결국 유방암 발병률을 높이는 것으로 조사됐다”고 밝혔다.

야간 근무가 손상된 DNA 복구 능력을 떨어뜨린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 프레드 허친슨 암센터 소속 파빈 바티 박사는 DNA 손상을 수리하지 않으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을 일으키는 돌연변이가 생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파빈 바티 박사는 논문을 통해 “교대근무자는 밤에 잠을 자는 기간에 비해 야간 교대근무를 하는 동안 세포(DNA)에서 복구되는 병변이 적었다”고 밝혔다. 병변은 병이 원인으로 일어나는 생체의 변화를 말한다. 해당 연구는 야간 근무가 암 위험이 높을 수 있음을 지적한 기존 연구와 WHO 발표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주목받았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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