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과 놀자!/주니어를 위한 칼럼 따라잡기]TV홈쇼핑의 상습 거짓말 “이번이 마지막 방송”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7월 7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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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일러스트레이션 임성훈
“해외 원료 수급 비상으로 인해 ‘영원히’ 마지막 생방송입니다.” 지난해 한 TV홈쇼핑 방송에서 건강식품을 판매하던 쇼호스트의 목소리가 높아졌다. 더는 볼 수 없다던 이 제품은 한 달 뒤 오히려 원료 함량을 높여 같은 방송에서 재판매됐다. 또 다른 홈쇼핑에선 방송 중에 구매해야만 냉동고를 사은품으로 준다고 했다. 쇼호스트는 “20분 지나면 저 냉동고 사라진다”며 시청자들을 재촉했다. 하지만 방송이 끝난 뒤 방송사 온라인몰에서 똑같은 구성으로 살 수 있었다.

TV홈쇼핑에서 시청자들을 기만하는 과장·허위 광고가 지난해부터 다시 늘고 있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26일 내놓은 ‘2022 방송통신심의연감’을 보면 지난해 상품 판매방송 제재 건수는 총 86건으로, 전년의 62건보다 39% 늘었다. 올해 들어서도 5월까지 55건이 제재를 받아 지난해 수준을 웃돌고 있다. 허위·기만·오인 표현 등으로 시청자들을 속인 경우가 가장 많았다.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하거나 허위 또는 기만적인 내용을 방송하는 경우 소비자에게 피해를 유발한다. 한 홈쇼핑 방송에선 내장지방에 따른 체형 차이를 보여준다며 두 명의 모델을 비교했다. ‘같은 키, 같은 몸무게. 하지만 라인은 이렇게 다르다’며 지방을 제거해 준다는 건강식품을 홍보했다. 하지만 실제론 두 모델의 신장과 체중은 달랐다. 수량에 제한이 없음에도 ‘한정 판매’라고 광고하거나 ‘처음’ ‘단 한 번’ ‘1위’ 등을 강조한 경우도 많다. “얼마나 애착 있게 만들었으면 이게 세계에서 지금 부동의 1위입니다”라고 했던 그 샴푸. 알고 보니 특정 브랜드의 판매 라인 내에서만 1위였다. 원산지를 속이는 경우도 적지 않다. 구매를 유도하는 홈쇼핑의 목소리가 다급해진 것은 경기 침체, 온라인 채널의 확산 등으로 소비자들이 떠나고 있기 때문이다. 과도한 경쟁에 쇼호스트가 방송 중에 욕설을 하고, 제품을 강조하기 위해 불행한 일로 고인이 된 모 연예인을 언급하는 지경까지 됐다. 소비자를 기만하고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행위에 대해 엄격한 관리·감독과 제재가 필요하다. 소비자들이 홈쇼핑을 찾는 것은 방송사를 믿기 때문이다. ‘국민에게 사랑받고 중소기업에 힘이 되겠다’는 한국TV홈쇼핑협회의 캐치프레이즈가 민망하게 느껴져서야 되겠나.

동아일보 6월 29일 자 김재영 논설위원 칼럼 정리

칼럼을 읽고 다음 문제를 풀어 보세요.
1. 윗글을 읽고 보일 반응으로 적절하지 않은 것을 고르세요.
① TV홈쇼핑에서 부정확한 정보를 전달하면 소비자들이 피해를 받게 돼.
② TV홈쇼핑에선 허위·기만·오인 표현 등으로 시청자들을 속인 경우가 가장 많았어.
③ TV홈쇼핑에서 ‘한정 판매’라고 광고하는 경우 실제로 한정 판매인 경우가 많았어.

2. 다음은 TV홈쇼핑에 등장한 쇼호스트가 한 말입니다. 윗글에서 지적하는 소비자를 기만하는 표현이라고 볼 수 없는 것을 고르세요.
① “여러분! 지금 방송에서 보는 제품은 더는 볼 수 없어요!”
② “지금 이 제품은 세계에서 부동의 1위입니다.”
③ “방송 종료, 지금 딱 1분 남았습니다.”


김재성 동아이지에듀 기자 kimjs6@donga.com
#tv홈쇼핑#상습 거짓말#이번이 마지막 방송#과장·허위 광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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