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산객 온몸에 바글바글…북한산 새까맣게 덮은 러브버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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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7월 3일 10시 0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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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30일 북한산 정상에 오른 한 등산객이 방충모를 쓰고 그물망을 꼭 붙잡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30일 북한산 정상에 오른 한 등산객이 방충모를 쓰고 그물망을 꼭 붙잡고 있다.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해 서울 서북부를 중심으로 출몰했던 러브버그(사랑벌레)가 올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한 가운데 북한산 정상까지 점령해 등산객들이 불편을 호소했다.

최근 인스타그램에는 북한산 정상 바위를 새까맣게 뒤덮은 러브버그 떼의 모습이 올라왔다. 이 사진을 찍어 올린 등산객은 “제가 웬만해서는 벌레를 안 무서워하는데 태어나서 본 벌레 중에 제일 많다”며 “백운대 정상에 가득하다. 정말로 심각하다”고 토로했다.

그는 방충모 안으로 러브버그가 들어오지 못하게 그물망을 움켜쥐며 “이거 벗으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

남편이 서울 토박이라는 한 외국인 여성도 “북한산에서 러브버그 떼를 경험했다. 이건 한국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며 직접 찍은 영상을 공유했다. 이 여성의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러브버그 떼가 수없이 달라붙어 있다. 여성은 러브버그를 떼어내 보려 하지만 소용없는 모습이다.

지난달 28일 북한산을 등반한 외국인 여성이 러브버그 떼에 파묻힌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지난달 28일 북한산을 등반한 외국인 여성이 러브버그 떼에 파묻힌 모습. 인스타그램 캡처
국립공원 측은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기 위해 방제를 실시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국립공원은 지난 1일 인스타그램을 통해 “작년에 비해 고온 다습한 날씨와 장마로 인해 약 작년 대비 열흘 정도 조기 발생했으며 6월 중순에서 7월 초에 집중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국립공원 측에 따르면 수컷은 3~5일, 암컷은 5~7일 동안 살아남는다.

국립공원은 “국립공원 내에서 생태계에 영향을 주는 화학적 방제 및 생물학적 방제는 시행하지 않는다”며 “러브버그라고 불리는 붉은등우단털파리는 인간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는 익충이며 짧은 생활사로 인해 7월 초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이혜원 동아닷컴 기자 hye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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