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각땐 청소” 규칙 정한 담임…“내 자식 안돼” 부모 연락 쇄도에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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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6월 19일 16시 0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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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ews1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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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각하면 남아서 청소하는 규칙이 있는 학급에 “내 자식은 남기지 말라”면서 주말에도 교사에 연락한 학부모가 뭇매를 맞고 있다.

지난 17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교권 하락에 관심을 가져주세요’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초등학교 교사라고 밝힌 A씨는 “오늘 교권이 얼마나 추락했는지 정말 실감나서 글을 올린다”며 토요일에 경험한 일을 전했다. 이날 오후 A씨는 학교로부터 ‘한 학부모가 A씨의 연락처를 궁금해하는데 알려줘도 되냐’는 전화를 받았다.

주말 오후에 연락이 와 급한 일인 줄 알았던 A씨는 바로 해당 학부모에게 전화했다. 그러자 학부모는 “내 자식이 지각해도 남게 하지 마라. 내 자식 혼자 청소하는 게 싫다”고 요청했다.

A씨는 “그 아이는 매주 2~3회, 1~5분 정도 지각하는 아이였다. 우리 반은 지각하면 지각한 시간만큼 남아서 청소 봉사를 하는 규칙이 있다”면서 “저는 맹세코 그 아이에게 화낸 적도, 혼낸 적도 없다. 청소도 매번 5분 이내로 했고 규칙대로 지각한 것에 대한 정당한 벌을 준 것일 뿐인데 어떻게 교사한테 이런 일로 주말에 전화하는지 기가 찼다”고 황당해했다.

이어 “보통 내 자식 지각 안 하게 ‘앞으로 조심해야지. 5분 만이라도 빨리 등교시키자’는 마음이 정상 아니냐”며 “그런데 교사한테 전화해서 지각해도 남겨서 청소시키지 말아 달라니. 제가 무슨 20~30분 남긴 것도 아니고 학원 차 늦는다고 하면 빨리하고 가라고 시간 맞춰 보낸다”고 억울해했다.

그러면서 “그걸 가지고 아이 기가 죽을 것 같다고 남기지 말아 달라고 요구하네요. 그럼 지각한 걸 그냥 넘기면 아이들이 너나 할 거 없이 다 지각하고 수업이 제대로 이루어지겠냐”고 반문했다.

또 A씨는 “제가 어떤 벌을 주든 그 학부모가 만족하겠냐. 그럼 지각해도 그 애만 면제권을 줘야 하냐”며 “근무 시간 외, 주말에 전화하는 학부모들 심리가 너무 궁금하다. 저도 자식 키우는 학부모 입장인데 선생님께는 뭐든 조심스럽던데”라고 한탄했다.

끝으로 A씨는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저도 편하지만, 저는 교실이 붕괴되고 아이들 인생에 도움 하나 되지 않는 것은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교대 희망생들은 제발 교대 오지 마라. 저도 제 자식은 교대 절대 안 보낸다”고 강조했다.

누리꾼들은 “학교는 규칙 배우는 곳 아니냐. 쉬는 날 전화하는 엄마나 그 자식이나”, “제시간에 맞춰서 등교할 수 있게 도와주지는 못할망정”, “그런 예의는 가정에서 가르쳐야 하는데 학부모가 저러고 있으니” 등 한숨을 내쉬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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