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완전 왕따”…극단 선택한 어린이집 교사 사망 전 통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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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3월 16일 09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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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보도 갈무리
JTBC 보도 갈무리
충남 계룡의 한 국공립 어린이집 주임 교사로 일하던 40대 유모 씨가 지난달 28일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은 유모 씨가 어린이집에서 집단 괴롭힘을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16일 JTBC는 유모 씨가 과거 지인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다. 통화 내용에는 “오늘 완전 왕따당했다”, “8시 반 출근이면 8시 25분까지 차(안)에 있다 간다. 들어가는 게 지옥 같아서”, “내가 왜 이렇게 됐지, 왜 나를 싫어하지” 등의 목소리가 담겼다.

남편 박모 씨에 따르면 유모 씨에 대한 괴롭힘은 어린이집 보육 교사로 8년간 일하다 새로 개원하는 해당 어린이집 초대 ‘주임’을 맡으며 시작됐다고 한다. 박모 씨는 지난 10일 국회 국민동의청원에 “아내가 직장 내 괴롭힘을 견디지 못하고 극단적 선택을 했다”며 “아내의 죽음과 관련된 사실이 명명백백하게 밝혀지길 바란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어 “해당 어린이집은 새롭게 개원하면서 비슷한 나이대와 경력의 교사들을 선발했다. 선임된 동료 교사들은 비슷한 나이와 경력임에도 초대 주임을 맡은 아내를 시기, 질투했다”며 “지속해 아내를 무시, 불평하고 집단으로 소외감과 따돌림을 했으며 각종 모략과 허위 사실을 유포해 1년여간 괴롭혔다”고 주장했다.

박모 씨가 공개한 유모 씨의 고충 상담 기록에는 ‘직장 내 따돌림으로 소외감을 느꼈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이와 함께 ‘주임 교사를 모욕 및 무시하는 행동’, ‘피해자에 대한 싫은 점, 욕을 타 교사에게 말한 후 그 말이 피해자에게 돌아오게 해 정신적으로 힘들게 하는 행동’ 등이 고충으로 적혀있었다. 같이 공개한 유모 씨의 정신과 진단서에는 ‘직장 내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 불안, 무의욕감 등 다양한 증상으로 내원해 진료받은 환자’라고 기록돼있다.

해당 어린이집 관계자는 “본부 측에서 진상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라며 “유족 측에서 외부 공인노무사를 선임하길 원해 본부 측과 상의하고 있다. 선임이 이뤄지면 교사들이 조사받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날 공개된 통화 내용에 대해서는 JTBC 보도를 통해 “따돌림이나 집단 괴롭힘은 없었다”며 “유족이 주장하는 내용은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앱,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이예지 동아닷컴 기자 lee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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