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5년간 ‘국립대학 육성사업’ 통해 지역 균형발전 이끌어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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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38개 국립대에 年1500억원 지원
충남대가 실무 맡아 발전 전략 추진… 공적 역할 강조 등 사립대학과 차별화
기초 학문 지원 확대해 논문 실적 상승, 지역 연계 실습으로 전공 전문성 확보
농어촌 학교 찾아 교육의 기회 제공

충남대 자연과학대학이 운영하는 ‘CNU드림꾸러미’는 순수학문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교수와 대학원생, 학부생이 함께 만드는 사제동행 프로젝트다.

이 프로젝트에 참여한 학부생들은 대학원에 가기 전 교수, 대학원 선배들과 관심 있는 주제에 대해 미리 연구를 진행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전공에 대한 흥미와 자신감을 키울 수 있고 대학원 진학의 꿈도 키운다. 충남대 관계자는 “순수학문 진흥과 후속 세대 양성을 위해 고안한 프로그램인데 학부생들의 반응이 좋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국립대학 육성사업’의 일환으로 이처럼 기초학문 및 특화 학문 육성 사업을 펼치고 있다. 우수 지역인재를 양성하면서 국립대의 공적 역할과 경쟁력을 강화해 지역 균형 발전의 거점으로 육성하려는 전략이다. 충남대는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 회장교로 국립대 육성사업의 실무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 5년간 매년 1500억 원 지원

교육부는 육성사업을 통해 국립대들이 △기초학문 및 특화학문 육성 △지역사회 기여 프로그램 수행 △특화 전략을 통한 역량 강화 △대학 협력 네트워크 활성화 △고등교육 기회 확대 등 사립대와 차별화된 프로젝트를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지원 규모도 상당하다. 교육부는 2017∼2021년 5년 동안 전국 38개 국립대에 매년 1500억 원 안팎을 지원했다. 이를 통해 국립대 학생 1인당 교육비는 2017년 1481만 원에서 2021년 1831만 원으로 23.6% 상승했다. 교육비 중 도서 등 구입비는 35만 원에서 82만 원으로 인상됐다.

교육부는 국립대 기초학문 분야에 대한 지원금도 확대했다. 국립대 기초분야 전공 대학원생의 1인당 장학금은 2017년 193만 원에서 2021년 488만 원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대학원생 논문 실적이 25.6% 상승한 것에 이 같은 지원이 한몫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립대 대학원 지역인재 및 기회 균형 모집 비율은 15.57%에서 23.7%로 높아졌다.

● 대학과 지역사회 연결하는 국립대

교육부의 지원 속에 국립대와 지역사회의 협력도 활발해졌다.

부경대는 ‘양식어가 대상 수산생물 질병 의뢰 및 분석 서비스’ 사업을 지역사회와 함께 추진했다. 부산·경남 지역의 양식어가를 돕는 프로그램이다. 부경대는 양식 물고기 질병의 사전 징후를 파악하거나, 질병 발생 시 확산 방지 대처 등을 지원하고 있다. 부경대 관계자는 “지역 주민들도 혜택을 보지만 학생들에게도 강의실에서 익힌 지식을 현장에서 심화시킬 수 있는 기회”라고 말했다.

이 같은 대학과 지역의 네트워크 프로그램은 2017년 57건에서 2021년 141건으로 2.5배 가까이 높아졌다. 한 국립대 관계자는 “네트워크 활성화 전략이 대학과 지역의 공동 성장의 토대가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국립대들이 서로 힘을 합치는 모델도 추진 중이다.

대표적인 사례가 ‘충청권 국립대학 공동교육혁신센터(CHEC)’다. 충북대가 주관한 이 사업은 충청권 8개 국립대가 인적, 물적 자원을 공유하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것이다. 대학 간 학점교류 시스템을 개통해 8개 국립대의 시너지도 높이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충남 지역 학생들의 학점교류 온라인 시스템 만족도는 3.38점(4점 만점)을 기록했다. 충북대 관계자는 “이 사업을 통해 국립대들이 공공성과 경쟁력을 강화하고 자발적 상생 협력 체계를 구축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 지역 고등학생 지원에도 적극 나서
고등교육 기회의 확대도 국립대들의 최근 관심사 중 하나다.

전남 해남고 학생들이 목포대의 ‘찾아가는 찾아오는 실험실’ 프로그램에 참여해 과학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 제공
전남 해남고 학생들이 목포대의 ‘찾아가는 찾아오는 실험실’ 프로그램에 참여해 과학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 제공
목포대의 경우 ‘찾아가는 찾아오는 실험실’을 운영 중이다. 농어촌 및 도서 밀집 지역인 전남 서남권의 지역 청소년들을 초청해 과학 실험을 진행하는 프로그램이다. 목포대 관계자는 “교육 소외 지역인 농어촌 및 도서 지역 중고교생에게 양질의 대학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교육 양극화 해소에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제주대의 ‘전통시장 상인 건강관리 사업’도 우수 사례로 꼽힌다. 제주대 간호학과 학생 88명이 참여해 지역 시장 상인 349명의 만성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사업이다. 학생들은 현장 실습 경험을 얻을 수 있어 참여도와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정종율 국립대학육성사업발전협의회장(충남대 기획처장)은 “전국 국립대들이 국립대 육성 사업을 통해 지난 5년간 지역 혁신을 이끌고 상생 발전의 기틀을 다졌다”며 “올해 확대 개편될 국립대 육성 사업을 통해 희망이 넘치는 지역의 미래를 만들겠다”고 했다.

대전=지명훈 기자 mhj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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