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끝’ 소아과…대학병원 50곳 중 38곳 레지던트 0명

  • 뉴시스
  • 입력 2023년 2월 20일 16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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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자의 생명을 살리는 필수 의료 중 하나인 소아청소년과(소청과)가 의사 수 부족과 저출산, 낮은 수가(진료비) 등으로 ‘구인난’에 허덕이고 있다. 상반기 레지던트 확보율은 3년 연속 하락세를 거듭해 올해 20%에 그쳤다. 전문 인력 부족으로 인한 진료대란을 막으려면 인력 확충과 수가 개선 등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서영석 의원이 최근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61개 대학병원의 2023년도 상반기 레지던트 모집 결과, 전체 과목의 모집정원 대비 확보율은 84.1%로 집계됐다.

진료과목별로 살펴보면 의료법상 필수진료 과목인 진단검사의학과는 지난해 97%에서 94%로 소폭 하락했다. 특히 필수진료과목 중 소청과 모집정원 확보율은 20%로 상반기 전체 확보율(84%)의 4분의 1에도 못 미쳤다. 2021년(36%), 2022년(22%)에 이어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소청과 레지던트 모집정원이 있는 50개 대학병원 중 76%(38개)는 레지던트를 단 한 명도 확보하지 못했다. 모집정원을 다 채운 곳은 서울대병원이 유일했다. 50%를 넘긴 곳도 순천향대서울병원, 아주대병원, 전남대병원, 울산대병원 등 4곳에 불과했다.

지난해 말부터 의사 부족으로 수도권 소재 병원들을 중심으로 소청과 입원 치료와 응급실 야간 진료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면서 진료체계 붕괴가 우려되는 가운데

흉부외과·산부인과 등 과목별로 레지던트 정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단 한 명의 전공의도 확보하지 못한 병원들이 여러 곳이었다. 병원 18곳은 흉부외과 전공의를 단 한 명도 받지 못했다. 산부인과 16곳, 외과 17곳, 병리과 21곳의 전공의 지원자도 0명이었다.

모집정원을 모두 확보한 진료과목은 성형외과, 정형외과, 피부과, 이비인후과, 정신건강의학과, 안과, 재활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영상의학과, 신경과, 신경외과 등 11개 과목이었다. 마취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는 모집정원 대비 확보율이 전년에 이어 100%였고, 내과·외과·산부인과·병리과 등은 전년 대비 증가했다.

서 의원은 “필수진료 인력 확보를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면서 ”의대 정원 증원 같은 인력 확충과 필수진료 수가 개선 등이 동시다발적으로 과감하게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국립중앙의료원 신축 이전 사업 예산을 삭감하고 규모를 축소한 윤석열 정부의 결정은 인프라 확충에 반하는 행태인 만큼 반드시 재고돼야 한다”면서 “과감한 재정 투자가 담보되지 않은 정부의 발표는 국민을 속이는 기만행위나 다름없다”고 덧붙였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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