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지역 대학들 ‘공동학위제 학과’ 만들어 수도권大와 겨룬다

  • 동아일보
  • 입력 2023년 2월 1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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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부경대 ‘디지털금융학과’ 신설
2024학년도부터 20명씩 선발 계획
금융산업 선도할 핀테크 인재 양성
부산-경북대 ‘인공지능전공’ 수업, 내달부터 화상회의로 수강 가능

부경대와 동서대는 공동 학과로 운영되는 ‘디지털금융학과’를 신설해 내년부터 신입생 20명씩을 선발한다. 학생들은 두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듣고 4년 뒤에 두 대학의 학위를 모두 받는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왼쪽)과 부경대 장영수 총장이 지난해 8월 첨단
 분야 공동 학과 신설 등을 위해 업무협약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부경대 제공
부경대와 동서대는 공동 학과로 운영되는 ‘디지털금융학과’를 신설해 내년부터 신입생 20명씩을 선발한다. 학생들은 두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듣고 4년 뒤에 두 대학의 학위를 모두 받는다. 동서대 장제국 총장(왼쪽)과 부경대 장영수 총장이 지난해 8월 첨단 분야 공동 학과 신설 등을 위해 업무협약을 한 뒤 기념 촬영을 하는 모습. 부경대 제공
부산의 대학들이 공동학위제 학과를 신설해 주목을 끌고 있다. 공동학위제는 두 대학이 교원과 교육시설을 공유하며 함께 공동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것이다. 4년간 두 캠퍼스를 오가며 수업을 이수한 학생은 양 대학의 학위를 모두 받을 수 있어 취업 등에서 다양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있다.

● 동서대-부경대 디지털금융학과 공동 운영


부경대와 동서대는 공동 학과로 운영되는 ‘디지털금융학과’를 2024학년도부터 운영한다고 14일 밝혔다. 양 대학에서 신입생 20명씩 각각 선발할 계획이다.

두 대학은 교육부에 해당 학과의 신설을 승인해 줄 것을 3일 요청했다. 올 상반기(1∼6월) 교육부의 승인이 이뤄지면 하반기(7∼12월)에 학교마다 전임 교원 4명을 선발해 신입생 모집에 나설 예정이다. 교육부가 공동학위제 추진을 장려하고 있는 만큼 이변 없이 학과 신설 승인이 이뤄질 것으로 두 학교는 예상하고 있다.

이 학과는 지역의 금융 산업을 선도할 핀테크 전문 인재 양성을 목표로 삼는다. 학생들은 양 대학을 오가며 재무금융이론과 수학통계이론, 데이터과학, 블록체인 등의 과목을 수강한다. 부경대 김동수 기획부처장은 “학생들은 저마다 전문 분야가 다른 두 대학의 교수로부터 양질의 강의를 충분히 들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동학위제 추진을 위해 사립대(동서대)와 국립대(부경대)가 연합한 것은 국내 처음이다. 두 대학은 다양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동서대 이철진 기획부처장은 “핀테크나 인공지능(AI) 등 첨단 분야 학과를 신설하려면 초기에 교육시설 구축 비용이 많이 든다”며 “두 대학이 학과를 함께 운영하면 이런 부담을 반으로 나눌 수 있다”고 말했다.

두 대학은 졸업생들이 부산 지역 금융업계로 진출할 것이라 기대하고 있다. 이 기획부처장은 “부산으로 이전한 금융공기업은 지역 출신 인재를 전체의 약 30% 의무 채용해야 한다”며 “여러 금융공기업이 4년간 핀테크 등의 디지털 금융 분야를 심층적으로 학습한 졸업생을 반길 것”이라고 말했다.

● 부산대-경북대 ‘인공지능전공’ 운영


부산대는 경북대와 공동 학과로 신설한 ‘인공지능전공’의 수업을 다음 달부터 진행한다. 부산대는 68명, 경북대는 60명의 신입생을 모집했다. 두 대학은 스마트팩토리와 지능형 물류시스템 등에 인공지능 기술을 접목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춘 인력을 길러낼 계획이다. 인공지능 소프트웨어와 기계학습, 가상현실 등을 함께 교육한다. 전임 교원은 부산대가 10명, 경북대는 7명을 갖췄다.

부산대 김종덕 정보컴퓨터공학부 학부장은 “부산대가 인공지능의 소프트웨어 분야 학문에 강하다면 경북대는 하드웨어 분야 교수진이 우수한 측면이 있다”며 “학생들이 두 대학의 교수에게 골고루 수업을 들으며 전문성을 쌓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총 8개 학기 가운데 다른 대학의 수업은 최대 4학기까지 들을 수 있다. 줌(Zoom)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으로도 수강할 수 있다. 하지만 두 학교는 학생들이 최소 1학기 이상은 입학한 학교가 아닌 학교에서 오프라인 수업을 듣도록 권고할 예정이다.

지역 거점 국립대를 대표하는 두 대학은 이 같은 연합으로 첨단 학문에 주도권을 쥔 수도권 대학, KAIST 등과 경쟁에 나설 계획이다. 김 학부장은 “학생을 가르치는 것만큼 의미 있는 연구 결과를 내는 것도 중요하기에 우수한 교원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지역 대학도 세계에서 인정받는 첨단기술 분야 연구 대학이 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김화영 기자 run@donga.com
#부산지역 대학#부경대#동서대#부산대#경북대#공동학위제 학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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