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타임스 “韓·日 사람들 계속 마스크 쓰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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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2일 16시 41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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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타임스(이하 NYT)가 1일(현지시간) 아시아 국가 정부들이 마스크 규정을 완화했음에도 사람들이 이른 시일 내 마스크 착용을 완전히 중단하지 않을 것 같다며 한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그 이유를 집중 조명했다.

한국은 지난달 30일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를 부분적으로 해제했지만, 많은 시민들은 여전히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NYT는 그 이유로 3년간 이어져온 마스크 착용에 대한 익숙함, 타인에 대한 배려, 미세먼지 등 공해로부터의 보호 효과 등을 꼽았다.

NYT는 2002년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와 2012년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등으로 코로나19 발생 이전부터 마스크 착용 습관이 있던 아시아에서는 팬데믹 기간을 거치면서 마스크 착용이 바꾸기 어려운 습관이 됐다고 분석했다.

일본의 요코하마에서 발레를 가르치는 미즈키 니시무라 씨(24)는 NYT에 “어르신을 보면 반사적으로 고개를 숙이는 것처럼 마스크를 쓴다. 마스크를 쓰지 않으면 뭔가 빠진 것 같은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일본도 오는 5월부터 코로나19를 계절성 인플루엔자(독감)와 같은 ‘5류’로 낮추고, 마스크 착용을 개인의 판단에 맡기기로 했지만 한국과 마찬가지로 마스크를 선뜻 벗지는 않는 분위기다.

일본에서는 마스크를 ‘얼굴 바지’라는 뜻의 ‘카오 팬츠(顔 パンツ)’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마스크를 벗는 것이 공공장소에서 바지를 벗는 것만큼이나 창피하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NYT는 한국과 일본에서는 마스크 착용으로 인해 화장을 하거나 억지로 미소를 지어야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을 편리하게 생각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한국의 문화연구학자 김상민 씨는 “마스크가 많은 한국인들에게 얼굴의 아름다움을 유지해야 한다는 사회적 압력을 덜어줬다. 사람들은 자신의 얼굴이 가려지는 것에 편안함을 느끼고, 민낯을 드러내는 것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낀다”고 설명했다.

한국과 일본 정부가 마스크 착용을 엄격하게 요구하지는 않지만 착용을 계속 권장하고 있다는 점도 마스크를 계속 쓰는 요인으로 꼽혔다.

한국에서는 대중교통과 의료기관에서 마스크 착용이 여전히 의무이며, 야외에서는 마스크를 쓸 필요 없다고 선언한 일본도 실내 마스크 착용은 권장하고 있다.

NYT는 독감과 계절성 알레르기 같은 호흡기 질환을 피하려는 것도 사람들이 계속 마스크를 쓰기로 하는 한 가지 이유라고 분석했다. 또 아시아에서는 마스크를 쓰는 게 다른 사람을 배려하는 에티켓으로 여겨진다고 설명했다.

김상민 씨는 “한국 사람들은 마스크를 쓰지 않는 것이 무례하다고 여길 수 있다"며 "그들은 이웃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했다.

마스크가 미세먼지 등 대기 오염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하는 데 효과적이기 때문에 계속 착용한다는 분석도 나왔다. NYT는 “동아시아의 미세먼지 수준은 수년 동안 국제 대기질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사람들은 대기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악영향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에 오랫동안 익숙해져 왔다”고 전했다.

한국 보건당국 고위관리인 김성호 씨는 “2010년대 미세먼지가 사회적 문제가 된 이후 마스크 착용 문화가 정착됐다. 마스크가 널리 사용됐기 때문에 한국 업체들이 코로나 팬데믹 발생 후 마스크를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송치훈 동아닷컴 기자 sch5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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