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희근 “주취자 부실 대응 송구, 재발 방지책 마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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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3년 2월 1일 17시 1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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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근 경찰청장은 1일 경찰이 술에 취한 시민에 대한 보호조치를 제대로 하지 않아 사망사고가 발생한 점에 대해 “국민을 책임지는 경찰로서 다시는 안타까운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재발 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윤 청장은 이날 오후 3시 50분경 주취자 사망 사고가 발생한 서울 동대문경찰서 관내 휘경파출소 현장점검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안타까운 마음이고 유족에 진심으로 송구하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현장에 출동했던 경찰관을 향한 감찰이나 수사가 지나치다는 지적에 대해 “청장으로서 충분히 그런 목소리에 공감한다”며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지구대, 파출소 경찰의 애로사항은 주취자 처리”라며 “법적으로 보호조치라는 것이 있지만 현장에서는 유관기관의 협업, 시설 부족, 법적·제도적 미비점 등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있다”고 했다. 또한 “합리적인 대안이 무엇인지를 찾아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윤 청장은 현장 방문을 하기 전 담당 부서 간부들과 간담회를 열어 지구대 등 일선 경찰관들의 현장 대응 관련 현안 보고를 듣기도 했다.

앞서 전날 동대문경찰서 등에 따르면 19일 오후 7시 50분경 동대문구 휘경동의 한 인도에 50대 남성 A 씨가 만취해 누워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 2명이 약 6분 동안 A 씨를 일으키려 하고 대화도 시도해봤지만 제대로 되지 않았다.

이에 경찰관은 건너편 순찰차 안에서 7분가량 A 씨를 지켜봤다. 이때 한 승합차가 A 씨를 밟고 지나갔고 사고를 인지한 경찰은 A 씨를 병원으로 옮기려 했지만 가는 도중 사망했다.

경찰은 현재 이들 경찰관에 대해 미흡했던 부분이 있었는지 감찰을 진행 중이다.

지난해 11월 30일 새벽에도 술에 취한 60대 남성 B 씨가 경찰 보호를 받은 이후에 숨진 채 발견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강북경찰서 미아지구대 소속 경찰관은 인사불성이 된 60대 주취자가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이들은 이 남성을 집 앞 계단에 앉혀두고 지구대로 돌아왔다. 이후 B 씨는 약 6시간 만에 이웃 주민에 의해 숨진 채 발견됐다. 이날 서울 전역에는 한파경보가 내려졌고 강북구 수유동 기온은 영하 7~8도까지 떨어졌다.

조유경 동아닷컴 기자 polaris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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